이그니오 기업가치 100배 높여 인수 의혹
관여한 고려아연 美자회사 직원들 증인 인용
고려아연 이 미국 전지폐기물 재활용 기업 이그니오를 인수한 것이 비정상적인 거래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미국 법원도 관련 재판에서 고려아연의 현지 자회사 직원을 증인으로 인용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1대 주주 영풍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이 16일(현지시간)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의 임원을 증인으로 인용했다고 밝혔다. 영풍이 증언을 요청한지 3영업일 만에 내린 결정이다.
이로써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페달포인트의 주요 임원이자 이그니오 투자에 깊숙이 관여한 최고재무책임자(CFO) 함 모씨와 시니어 매니저 하 모씨의 증언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지난 2일에도 미국 뉴욕 남부지법은 이그니오 투자 관련 페탈포인트의 내부 문서 제출 및 법인 대표에 대해 증언을 확보한 바 있다.
앞서 영풍은 한국에서 진행 중인 주주대표소송에서 사용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법원에 협조를 요청했다. 미국 법원은 영풍의 증거개시 신청에 대해 타당하다고 판단하다며 결정문을 통해 "페달포인트의 재무자료는 이그니오가 과대평가된 가격으로 인수됐음을 보여줄 수 있으며, (고려아연의) 이사들이 거래에 대해 적절한 실사를 하지 않았거나, 또는 의도적으로 부풀려진 기업 가치를 수용했음을 입증하는 것에 기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영풍·MBK 측은 이번 결정을 통해 고려아연의 이그니오 인수 의혹을 규명하고 고려아연 이사회의 책임을 밝히기 위한 주주대표소송을 보다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결정적 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2022년 5800억원을 투입해 이그니오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2021년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고, 연매출도 수십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이그니오 설립 후 단기간 내 약 100배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매겨 비정상적 거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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