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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조림의 대명사 '델몬트' 파산했는데…주가는 왜 '멀쩡'할까[기업&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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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장사는 '프레시 델몬트 프로듀스'
파산보호 신청한 '델몬트 푸드'와 무관
브랜드만 공유, 운영 주체는 달라

게티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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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통조림 브랜드인 델몬트가 파산보호를 신청했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델몬트의 주가는 큰 변동없이 주당 3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파산보호를 신청한 '델몬트 푸드(Del monte Foods)'와 미국 증시에 상장된 '프레시 델몬트 프로듀스(Fresh Del monte Produce·이하 프레시 델몬트)'가 같은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지만 운영주체가 달라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잠시 특수를 누렸던 통조림 시장이 크게 위축돼 델몬트 푸드가 파산위기에 처한 것과 달리 신선과일을 취급하는 프레시 델몬트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美 델몬트 파산보호 신청했는데…주식은 큰 변동없어
통조림의 대명사 '델몬트' 파산했는데…주가는 왜 '멀쩡'할까[기업&이슈]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된 프레시 델몬트의 주가는 33.75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32.92달러 대비 2.52% 올랐다. 지난 2일 델몬트 푸드가 미국 뉴저지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힌 이후에도 주가는 큰 변동없이 30달러선에 머물고 있다.


델몬트 푸드 파산에도 프레시 델몬트 주가가 별 영향을 받지 않은 이유는 두 기업의 사업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프레시 델몬트는 1989년 델몬트그룹이 신선과일 사업부를 분할매각해 세워진 회사로 델몬트 브랜드만 공유하는 별개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42억8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 증가한 3억5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 1억4200만달러로 전년 1100만달러 순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정작 파산보호를 신청한 델몬트 푸드는 비상장기업이다. 모기업인 델몬트 퍼시픽(Del mont Pacific)의 100% 자회사로 미국 통조림 사업부문을 전담하고 있다. 델몬트 퍼시픽은 필리핀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미국, 일본, 페루, 콜롬비아 등 여러 나라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코로나19 특수 누렸던 통조림, 브랜드 변화에 실패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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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몬트 푸드가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였다. 델몬트 푸드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과 각국의 봉쇄조치 속에 통조림 수요가 급증하자 제품 생산량을 크게 늘렸으나 2022년부터 팬데믹이 종식된 이후 수요가 급감하면서 재고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뉴저지 파산법원에 신고한 델몬트 푸드의 부채는 10억달러(약 1조3900억원)에서 100억달러(약 13조9000억원) 사이로 추산되고, 채권자 수는 1만명에서 2만500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자산처분과 추가대출 등을 통해 확보한 9억1250만달러(약 1조2400억원)를 운영자금으로 확보했으며 앞으로도 파산보호절차를 거치면서 계속 영업활동은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재무컨설팅 업체인 뎁트와이어의 사라 포스 법률 및 구조조정책임자는 CNN에 "델몬트 푸드는 펜데믹 종식 이후 소비자 수요가 감소하여 잉여재고를 처리하지 못하고 창고에 장기간 방치하게 되면서 판매관리비가 크게 증가했고 이후 매장을 정리하는데도 많은 비용이 소요됐다"며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방부제가 든 통조림에서 벗어나 건강한 대안을 선호하게 됐지만, 브랜드 이미지 변화에 실패해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139년 전 세워졌던 통조림 왕국…1980년대부터 해체 
델몬트 푸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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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몬트는 과거 통조림 왕국이라 불리며 세계 최대 가공식품 기업으로 군림했지만 1980년대부터 시작된 사업분할, 매각 등으로 인해 현재는 브랜드만 함께 공유하는 델몬트 푸드와 프레시 델몬트로 크게 갈라진 상태다.

델몬트 브랜드의 모체인 델몬트 푸드는 188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식품유통업체로 설립됐다. 이후 1989년 신선과일을 담당하던 사업부인 델몬트 트로피칼이 분할매각돼 오늘날의 프레시 델몬트의 모태가 됐다. 델몬트 푸드는 2014년 필리핀 최대 제약사인 유니랩을 소유한 캄포스그룹에 매각됐다. 캄포스그룹은 지주사 격인 델몬트 퍼시픽을 세우고 산하에 델몬트 푸드를 100% 자회사로 지배하고 있다.


프레시 델몬트는 1996년 요르단 출신 사업가인 모하메드 아부 가잘레 회장에 인수된 뒤 1997년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델몬트 브랜드의 신선과일 판매는 프레시 델몬트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신선 채소 공급업체인 만 패킹(Mann Packing)을 인수해 바나나, 파인애플 등 과일과 함께 신선채소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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