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통계청 '2024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지난해 말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이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국가 전체의 부라고 할 수 있는 국민순자산은 2경4000조원을 웃돌며 전년보다 증가 폭을 키웠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4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국민순자산은 지난해 말 2경4105조원으로 전년보다 5.3%(1217조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년(294조원·1.3%)에 비해 확대했다. 비금융자산(271조원→635조원)과 순금융자산(24조원→582조원) 모두 증가 폭이 커진 결과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순자산 비율은 9.4배로 전년(9.5배)보다 하락했다. 국민순자산보다 명목 국내총생산이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 증가율(6.2%)은 국민순자산 증가율(5.3%)을 웃돌았다.
국민순자산의 증가 폭 확대는 자산 가격 상승 등과 같은 거래외요인 영향이 컸다. 남민호 한은 국민B/S팀장은 "거래외요인 중 비금융자산의 명목보유손익과 금융자산 거래외증감 모두 전년에는 각각 67조원, 19조원 감소했으나 지난해 각각 52조원, 465조원 큰 폭의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비금융자산의 경우 토지가격이 1.2% 상승 전환했고, 생산자산의 가격 상승 폭도 2.1%로 확대했다. 금융자산 거래외증감은 해외 주식시장 호조, 환율 상승 등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순금융자산은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금융자산(1428조원)이 금융부채(846조원)보다 크게 늘면서 전년 대비 582조원(56.0%) 늘었다.
금융자산은 현금 및 예금(258조원·5.3%), 보험 및 연금(128조원·8.3%) 등을 중심으로 증가 폭을 키웠다. 금융부채는 현금 및 예금, 보험 및 연금 등이 늘어났음에도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137조원·-2.9%)가 감소로 전환하면서 전년 대비 증가 폭이 줄었다.
지난해 순금융자산 증가를 순취득(거래요인)과 거래외증감(거래외요인)으로 분해하면, 거래외증감이 465조원으로 전년(-19조원)보다 대폭 증가했다. 순취득의 증가폭도 43조원에서 117조원으로 확대했다. 남 팀장은 "거래외증감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해외 주식시장 호조,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대외금융자산(거주자 보유)의 평가이익이 대외금융부채(비거주자 보유)의 평가이익을 웃돈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전년 말 대비 424조원(3.4%) 증가한 1경3068조원을 기록했다. 전년(219조원·1.8%)에 비해 증가 폭이 커졌다. 비금융자산이 주택자산(264조원·4.1%)을 중심으로 215조원(2.2%) 늘었다. 금융자산도 현금 및 예금(122조원·5.1%)과 보험 및 연금(121조원·8.3%) 위주로 263조원(5.1%) 증가했다. 순자산 구성내역 비중을 보면 주택이 50.9%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주택 이외의 부동산(23.7%), 현금 및 예금(19.4%), 보험 및 연금(12.1%) 순이었다. 2024년 말 순자산 대비 부동산 비중은 74.6%로 전년 말(75.4%) 대비 하락했다.
2024년 말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5251만원으로 추정됐다. 증가 폭은 3.3%로, 전년(2억4450만원·1.7%)에 비해 커졌다. 시장환율(2024년 중 달러당 1363원)로 환산한 1인당 가계순자산은 18만5000달러 수준이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미국(52만1000달러), 호주(40만1000달러), 캐나다(29만5000달러), 독일(24만9000달러), 프랑스(23만달러), 영국(20만6000달러)보다 낮고 일본(18만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호주·독일·프랑스·영국·일본은 2023년 말 순자산, 2023년 환율 기준). 구매력평가환율(2024년 중 달러당 933원)로 환산한 1인당 가계순자산은 27만1000달러다. 영국(23만3000달러), 일본(24만8000달러)보다 높다.
부동산 자산 비중은 줄었다. 2024년 말 부동산 자산은 전년 대비 431조원(2.6%) 증가한 1경7165조원으로, 부동산이 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76.3%)은 전년 말(76.6%)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토지자산(1경2139조원)은 증가로 전환(2.1%)했으나 건물자산(5025조원)은 증가세가 4.9%에서 3.8%로 둔화했다.
한편 주택시가총액(7158조원)은 주택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직전 2년 연속 감소 후 증가로 전환했다. 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31.8%)은 전년 말(31.4%) 대비 상승했다.
주택시가총액은 수도권 중심으로 늘었다. 우리나라 전체 주택시가총액은 2024년 말 현재 7158조원으로 추계됐다. 시도별로는 서울(2498조원·비중 34.9%)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 경기(2075조원·29.0%), 부산(390조원·5.4%), 인천(341조원·4.8%) 순으로 나타났다. 남 팀장은 "전국 대비 권역별 주택시가총액의 비중을 살펴보면 수도권 비중이 2023년 말 67.7%에서 2024년 말 68.7%로 1.0%포인트 확대되면서 증가세를 지속했다"며 "전국 증가율(4.2%)에 대한 권역별 기여도를 보면 수도권이 3.8%포인트, 비수도권이 0.4%포인트로 수도권의 기여도가 압도적인 비중(기여율 90.6%)을 차지했다"고 진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