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 12곳 중 5곳 완만한 증가
고율관세 정책 불확실성
중립서 다소 비관적 전망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7월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소폭 개선됐지만, 기업들이 여전히 고용과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율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 속에 Fed는 향후 미 경제를 '중립에서 다소 비관적(neutral to slightly pessimistic)'이라고 전망했다.
Fed가 이날 내놓은 7월 베이지북에 따르면 전체 12개 지역 중 5개 지역이 소폭 내지 완만한 증가를, 5개 지역이 보합세를 보였으며, 2개 지역이 완만한 감소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보고서에서 절반에 달하는 지역이 최소한의 경제활동 감소를 보고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일부 개선된 것이라고 Fed는 설명했다.
그러나 Fed는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 전망을 '중립에서 다소 비관적'이라고 평가했다. Fed는 "높은 불확실성이 여전하며, 이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지북'은 Fed가 연 8차례 발표하는 경기 평가 보고서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에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이달 말 예정된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백악관은 경기 둔화를 이유로 Fed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현행 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Fed 내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도입한 고율 관세가 향후 인플레이션을 본격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금까지는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징후가 일부 산업군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났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향후 수개월 내 가격 압력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베이지북 역시 이러한 우려를 반영했다. Fed는 "광범위한 산업군에 속한 응답자들이 향후 수개월 동안 비용 압력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늦여름부터 소비자물가가 더욱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는 Fed의 금리 결정에 있어 핵심 변수다. 이는 Fed가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Fed는 또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모두가 관세로 인한 공급 비용 상승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특히 원자재(raw materials) 부문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많은 기업이 이 같은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 했으나, 일부 기업은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도 당장은 가격 인상을 유보하는 분위기다.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은 채용 등 인사 관련 결정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정책이 기업 경영과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Fed는 "많은 기업이 고용 확대나 구조조정 등 중대한 결정을 유보하고 있으며, 이는 무역과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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