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곰 때문에 프로골프 경기 1라운드가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폭우, 지진 등 천재지변으로 취소나 연기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곰이 출몰해 취소된 경우는 일본 골프 역사상 처음이다.
일본 여자프로골프협회(JLPGA)는 17일 미야기현 도미야시 센다이클래식골프클럽에서 열기로 했던 '메이지 야스다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의 1라운드 경기를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골프장 주변에서 곰을 봤다는 신고가 이어지자 주최측은 같은 날 프로암 대회를 중단한데 이어 17일 1라운드 경기를 취소하기로 했다. 2라운드 개최여부는 이날 상황을 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은 "곰 때문에 정규 골프대회가 중단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일본 전역에서는 곰에 의한 물적, 인적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홋카이도 후쿠시마초의 한 주택가에서 신문을 배달하던 50대 남성이 곰의 습격을 받아 사망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몸길이 1.2m의 곰이 혼슈 동부 야마가타현의 야마가타공항 활주로에서 목격됐다. 공항 측은 안전을 위해 활주로를 폐쇄하고 순찰에 나섰으나 포획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오전에만 항공기 4편의 운항이 지연됐다. 점심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다시 활주로를 폐쇄하면서 10여편이 결항됐다.
일본 환경성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37명이 곰의 습격을 당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9월부터 경찰이 아니어도 곰이나 멧돼지가 생활권에 출몰할 경우 지방자치단체 판단에 따라 총기를 사용한 사살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꾸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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