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넘는 과잉치,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무작정 발치할 경우 턱뼈 손상 우려도 있어
11세 소녀 입 안에서 치아가 무려 81개나 발견돼 학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 VN익스프레스 등 외신은 브라질에 사는 11세 소녀가 위쪽 유치 1개를 뽑기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엑스레이 촬영 결과 소녀의 입안에서 유치 18개와 영구치 32개, 과잉치 31개 등 총 81개 치아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성인 기준 32개인 정상 치아 수를 넘는 추가 치아가 발견되는 것을 '다발성 과잉치증(multiple hyperdontia)'으로 부른다. 이 질환은 잇몸 속에 치아가 매복돼 있어 정상 치아의 맹출(잇몸 위로 나는 과정)을 방해하거나 치아 배열이 어긋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매복된 과잉치 주변에 물혹이 생기는 등 다양한 문제가 유발될 수 있다. 다발성 과잉치증은 선천적인 것으로 대개 1~2개의 과잉치만 발견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일반적으로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과잉치는 발치를 권장하며,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영구치 맹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기에 발치하는 것이 좋다. 발치 후에는 치아 배열을 위해 교정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사례처럼 30개가 넘는 과잉치가 확인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 해당 사례는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주이스지포라 연방대학교 치과병원 연구팀이 진료 중 확인한 것으로 미국 치과교정·악안면외과학회지에 보고됐다.
연구팀은 정밀 영상 검사를 통해 치아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유전 질환과 연관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유전자 검사도 함께 진행했다. 보통 다발성 과잉치는 쇄골두개이형성증, 가드너 증후군, 구개열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지만, 검사 결과 소녀는 이 질환들에 해당하지 않았다.
추가로 진행된 염색체 검사에선 9번 염색체 일부 구간이 뒤바뀌는 구조 이상(염색체 역위)이 발견됐다. 드물게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지만 과잉치 발생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일부 과잉치는 잇몸 속에 깊이 묻혀 있거나 정상 치아와 형태가 유사해 정확한 구분이 쉽지 않다. 무작정 발치할 경우 턱뼈 손상 우려도 있다. 이에 연구팀은 치과 교정과, 악안면외과, 치주과, 보철과 등 여러 전문의와 팀을 꾸려 장기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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