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7일 달러당 1400원을 코앞에 둔 달러·원 환율이 이른바 트럼프 관세, 미국 고용 서프라이즈, 인플레이션 등 '강달러 트리오' 여파로 인해 월말까지 상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들어 강달러 재료가 중첩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상단 지지가 예상됐던 1380원, 1390원을 빠르게 돌파한 달러·원 환율은 이제 다음 상단으로 빅피겨 1400원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주요 6개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가리키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 역시 이달 들어 상승세를 보였다.
문 연구원은 이러한 강달러 배경으로 먼저 미국발 관세를 꼽았다. 그는 "7월 8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를 전후로 트럼프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됐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국에 기존 부과했던 상호관세보다 높은 관세율을 통보한 가운데, 8월 초 실제 부과 전까지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6월 (미국) 고용 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한 가운데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는 관세의 조짐 나타나기 시작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졌다. 양호한 노동시장과 다시 확대된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선물시장은 연내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2.6회에서 1.8회까지 축소한 상황"이라면서 고용 지표,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강달러 배경이 됐다고 짚었다.
문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환율 하락 전환의 재료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월말까지는 상방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환율 급등에 따른 레벨 부담, 수출 업체 네고 유입 및 국내 주식 외국인 순매수 등 수급 요인이나 당국의 구두 개입 가능성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속도는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약달러 전환의 트리거는 최근 달러인덱스를 끌어올렸던 앞선 세 가지 재료의 해소 또는 완화일 것"이라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트럼프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완화"라고 예상했다. 이어 "일부 국가 및 품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상호관세는 협상을 통해 완화될 것"이라며 "지금은 단기적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된 구간이나 실제 부과 시점까지는 협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8월 2일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에 못 미칠 경우에도 금리 인하 기대가 재차 확대되며 달러화는 상승폭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반면 8월 중 발표되는 CPI를 통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간밤 달러·원 환율은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 후 달러당 1394.90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제롬 파월 Fed 의장 해임 관련 외신 보도가 나오며 1380원 후반대로 다시 내렸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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