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다이너마이트 빌보드 차트 1위
경제적 파급효과 1조7000억원 달해
해외선 문화콘텐츠 영향 韓상품 관심
K콘텐츠 300조원·수출 50조원 목표
2020년 9월1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가 K팝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불과 일주일 뒤인 9월7일 이 곡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약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생산 유발 효과가 1조2324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801억원으로 추산했다. 고용 유발 효과도 7928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문화상품이 가지는 막대한 경제적 파급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정부와 기업이 문화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문체부는 다이너마이트의 직접 매출 규모가 2457억원에 불과하지만, 이를 통해 유발된 화장품, 식료품, 의류 등 연관 소비재의 수출 증가액은 3717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문화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파급 효과가 훨씬 크다"며 "해외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경우 그 배경에는 문화 콘텐츠의 영향이 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드라마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 극 중 남녀 주인공이 사용하는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는 사례가 흔하다. 문화 콘텐츠가 제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강력한 홍보 효과를 유도하는 셈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바이어들도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이 한국 제품의 구매로 이어진다고 응답했다. 2022년 3월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를 끈 뒤 실시된 조사에서는 해외 바이어의 66.7%가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과거보다 강화됐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K콘텐츠의 확산'(31.8%)이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한국 기업의 발전'(25.6%)이 뒤를 이었다.
또한 응답자의 82.2%는 국가 브랜드의 강화가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고 답했으며, 75.1%는 실제 구매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문화예술 경쟁력은 곧 국가 경제력으로 직결된다.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는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무형의 신뢰를 형성해 수출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재명 정부가 '5대 강국' 비전 중 하나로 '문화 강국'을 내세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K콘텐츠 산업 시장 규모를 300조원, 수출은 50조원까지 확대해 '소프트웨어가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3년 기준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은 154조1785억원, 수출은 133억3940만 달러(약 18조3977억원)였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매출은 두 배, 수출은 세 배 가까이 증가해야 한다.
고 교수는 "펀드를 통한 자금 지원 등 인프라를 조성해 벤처기업과 신생 콘텐츠 창작자를 지원해야 한다"며 "영화와 드라마 제작이 위축된 지금, 정부 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창작 분야에서는, 사회주의 체제의 한계로 인해 중국이 창의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에는 기술과 콘텐츠가 융합되는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콘텐츠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지역에 콘텐츠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역 콘텐츠 개발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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