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까지 사회공헌, 장학사업 집중
2000년대 이후에 공연장 설립 본격화
우리나라 기업 후원의 시작은 1939년 삼양사가 설립한 '양영회'로 본다.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세워진 국내 최초의 민간 장학재단이었다. 1960년대 들어 오늘날 대중에게 익숙한 대기업들이 잇따라 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삼성문화재단이 1965년에, LG연암문화재단이 1969년에 각각 출범했다. 이후 금호문화재단(1977년), 두산연강재단(1978년)도 문을 열었다.
1980년대까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주로 장학사업에 집중됐다. 이후 점차 문화예술 분야로 영역이 확대되기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미술 분야 중심이었다. 삼성문화재단은 1978년 호암미술관을 개관했고, 금호문화재단은 1989년 금호갤러리를 열었다. 이후 삼성은 2004년 서울 한남동에 리움미술관을 설립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공연장 설립이 본격화됐다. LG아트센터와 금호아트홀이 2000년에, 두산아트센터는 2007년, CJ아지트는 2009년에 각각 문을 열었다. 롯데그룹은 2015년 롯데문화재단을 설립한 뒤 2016년에는 롯데콘서트홀, 2018년에는 롯데뮤지엄을 잇달아 개관했다. 롯데콘서트홀은 국내 최초의 민간 투자로 지어진 대규모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파이프 오르간까지 갖추며 국내를 대표하는 클래식 공연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4월에는 삼성문화재단이 한남동에 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 '사운즈S'를 개관했고, 올해 4월에는 GS그룹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GS아트센터'를 열며 본격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2007년 정몽구 재단을 설립해 문화예술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계촌 클래식 축제와 동편제 국악 축제도 후원하고 있으며 현재 완공 시기가 불투명한 강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도 당초 계획대로라면 대규모 클래식 공연장이 들어설 예정이라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업들의 문화예술 후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약 2125억원으로, 2023년(2095억2000만원) 대비 1.8% 증가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이른바 '3고 현상'에 따른 경기 위축과 하반기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원 규모가 확대된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2016년 처음으로 2000억원대를 돌파한 이후 장기적인 정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