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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두 K-애니의 글로벌 성공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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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두 K-애니의 글로벌 성공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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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편의 K애니메이션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킹 오브 킹스'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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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케데헌'으로 불리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3인조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귀신 잡는 '데몬 헌터'로 활약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케이팝을 부르는 아이돌이 악귀(데몬)를 사냥(헌터)한다? 제목에서부터 뻔한 내용이라는 점이 물씬 풍기지 않는가 말이다.

그런데 조짐을 보면 심상치 않다. 케데헌은 지난달 20일 넷플릭스에 공개됐는데 한 달여가 다 된 이달 16일 전 세계 넷플릭스 영화 시청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심지어 이 애니메이션의 OST에 실린 8곡이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100'에 동시에 진입했다. 또 그중 한 곡인 '골든'은 무려 6위에까지 올랐다. 이 노래는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과 '글로벌200' 차트에서도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애니메이션에는 주연들이 부르는 (대부분 영어 가사로 된) 노래뿐만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EXO, 트와이스, 멜로망스 등의 케이팝이 배경음악으로 깔려 반가움을 더한다. 여기에 북촌 한옥마을, N서울타워 등 서울 곳곳의 풍경은 물론, 김밥, 라면, 설렁탕, 호떡 등 한국 먹거리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전통 민화에서 따온 까치와 호랑이 캐릭터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킹 오브 킹스' 스틸컷

'킹 오브 킹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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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애니메이션인 '킹 오브 킹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보여준다.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등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가 막내아들 월터에게 예수의 생애에 대해 들려주면서 이를 통해 아버지와 아들이 화해하는 내용도 담았다.


16일 국내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지난 4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서 먼저 개봉했다. 그 결과 북미에서 6000만달러(약 822억원)의 극장 매출을 기록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5384만달러)을 제치고 한국 영화 사상 북미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 기록을 세웠다. 현지에서 호평받아 올 연말 재개봉까지 확정 지었다고 한다.


두 작품은 내용만 봐도 현저히 다르다. 전자는 퇴마를 주제로 한 오컬트적인 요소가 주를 이루고, 후자는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해 있다. 또 전자는 K팝을 소재로 했지만, 제작사는 일본계 미국 기업인 소니픽처스이고 후자는 K컬처가 아닌 종교적 색채가 강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한국 제작사가 만든 토종 애니메이션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혹자는 케데헌이 일본계 기업에서 제작됐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한국계 캐나다인이 공동 연출을 맡고 K팝 아티스트와 프로듀서들이 음악 작업에 참여하긴 했지만 결국 국내 제작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그러면서 'K콘텐츠'의 생산주도권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킹 오브 킹스는 내용적 측면에서 전혀 K콘텐츠가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순수 국내 기술과 자본으로 만든 K애니메이션이다. 그렇다고 외국의 누구도 우리 콘텐츠를 한국에서 만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하거나 걱정하진 않았다.


문화의 글로벌화는 세계 각지 사람들 간의 이해와 소통을 촉진한다. 또 새로운 경제적 기회도 창출한다. 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 그 영향력은 이를 산업화해 경제적 가치로 전환될 수 있다. 누가 만들든 어떤 나라의 콘텐츠이든 무엇이 중요할까. 결국 글로벌 시장은 콘텐츠가 '어디서' 만들어졌냐는 것보다는 '잘' 만들어졌느냐에만 관심이 있다. 이제는 국적이 아니라 콘텐츠가 문화를 제대로 잘 다루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조강욱 국제부장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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