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
"남은 기간 열심히 해 시민판단 지켜볼 것"
"주택부문에서 시민 평가가 가늠자"
'주택진흥기금' 언급하며 공급 속도 약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3연임(총 5선)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출마 선언 후 서울시장 3연임 가능성이 줄곧 제기됐던 상황에서 오 시장은 "남은 기간 정말 열심히 하며 시민들의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재지정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부동산 시장 관리에 대해서는 '주택진흥기금'을 통해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오 시장은 1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진행한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일이라는 것이 하면 할수록 챙길 것이 늘어나고 일 욕심이 생길수록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새로운 시도도 더 하고 싶어진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사실상 내년 지방선거에서 3연임과 서울시장 5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 시장은 디딤돌소득과 서울런 등 약자와의 동행 정책은 물론 손목닥터9988, 한강버스 등을 소개하며 지난 3년간의 서울시의 변화를 "일상혁명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민선 8기에서의 가장 큰 성과로는 녹지공간과 수변공간의 변화를 꼽았다. 오 시장은 "사업 초기에는 도전적 목표였지만 정원도시국을 신설하고 생활권과 가까운 곳에 도시정원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도심 축 녹지공간 확충에 전력을 다했다"며 "일상 속 여유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투자에 나섰고 이것이 서울시민 삶의 질 향상에 결정적 원인이 됐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남은 1년에 대해서는 "마무리라는 말을 가장 경계한다. 이제부터가 더 치열한 실행과 도전의 시간"이라며 "시민과 함께 시작한 변화들을 더 크고 구체적인 결실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한 대목 중 하나는 부동산 시장이다. 올초 토허제 해제 추진 과정에서 서울 집값 상승을 야기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공급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서울 주택진흥기금'을 도입한다. 공공이 건축비·토지확보 등 실질적 비용에 대한 재정 인센티브를 지원해 민간이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이다. 오 시장은 "연간 2000억원씩 10년간 2조원 정도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계획한 물량에 더해 연간 2500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수 있다"며 "주택 공급의 속도와 유인을 한층 더 끌어올릴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시장 정상화라는 목표에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공공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목표 달성에 어떤 제도가 유효한가에 대한 검증은 이미 이뤄졌다"며 "몇 년간 운영해보니 공공재개발 표방했던 구역도 민간 재개발로 방향 전환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신통기획이 공공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효율적이고 신속하다. 결국 빠른 속도로 양질의 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주택 공급이 실수요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근본적 해결책인 만큼 착공 이후 시점까지 보다 철저하게 관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조합직접설립 보조금 지원 동의율 완화, 전자투표 도입 확대 등도 사업 속도를 높일 제도로 언급했다. 오 시장은 "'서울 주택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현장 맞춤형 공급을 확대하고, 착공부터 준공까지 철저히 챙기겠다"며 "신경 써야 할 것은 빨리 착공, 입주하는 것이며 거기에 장애가 되는 요소를 걷어내고 촉진할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3연임 도전을 묻는 질문에는 "시민들의 평가를 지켜보면서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의지를 전했다. 다만 "주택부문에서 시민들의 평가가 가늠자가 될 것"이라며 "서울 도시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거와 교통인데 주거부문에서 괄목할만한 변화가 있었다"고 평했다.
5선 준비 체제는 이미 가동에 들어갔다. 오 시장 핵심 측근인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이 서울시장 직속의 '서울브랜드총괄관'으로 복귀했고 미디어콘텐츠특보와 대외협력수석, 주택부동산정책수석 등 전문임기제 직위를 신설하는 등 조직 정비도 진행했다. 시 내부에 정통한 관계자는 "시정 이해도가 높은 인사를 전진 배치해 서울시정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주요 참모들로 중용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부연했다. 오 시장은 "도시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수많은 지표가 있지만 서울의 진정한 경쟁력은 시민 한 분, 한 분의 일상"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더 낮은 자세로, 더 가까이에서 시민 여러분의 하루를 위해 더 치열하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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