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핵심 인물 최서원 씨
정규재 '사면' 언급에 "10년이나 됐군요"
최 씨, 지난 3월 허리 디스크로 치료받아
보수 성향 논객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이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사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최 씨가 수감된 지) 벌써 10년이나 됐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주필은 15일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오찬 당시) 이 대통령에게 과거사 문제로 감옥에 있는 사람 중 최순실 씨가 10년째 감옥에 있으면서 재산 다 날려 궁박한 처지라고 한다. 이제 사면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정 전 주필은 "그랬더니 대통령이 '그렇습니까?'라며 깜짝 놀라서 듣더라"며 "(대통령이) 뭘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벌써 (10년이나) 그렇게나 됐군요' 뭐 이런 식의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최순실은 여러 가지 논란도 있지만 돈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 딸인 정유라 씨도 (경제 사정이 어려워) 고전하고 있는 형편이기에 개인 생활은 가능하도록 해 주는 게 맞지 않나 싶어 건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최 씨는 이화여대 부정입학 관련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직권남용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8년을 확정받는 등 도합 징역 21년형을 선고받고 지난 2016년부터 수감 중인 상태다. 그의 딸인 정유라 씨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 3월 허리 디스크로 인해 한 달여간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치료받은 것으로 알렸다.
당시 정 씨는 "엄마가 허리 디스크가 극심해져서 형집행정지로 나오신지 한 달 조금 넘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등등 영향 끼칠까봐 그 누구한테도 말 못하고 혼자서 1인실 병원비 다 감당해가며 오늘까지 버텼다"고 밝혔다. 이어 "진짜 이 나라가 밉다. 저에게 남은 건 또 4000만원짜리 병원비 내역이랑 우는 가족들뿐"이라며 후원을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언론인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이 대통령,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한편 정 전 주필은 지난 11일 이 대통령 초청으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갑제 '조갑제 TV' 대표와 함께 오찬을 한 바 있다. 이들은 보수 성향으로 평가받지만, 12·3 비상계엄 이후 이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정 전 주필의 전언으로 '대미 무역 협상',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등 현안들에 대한 이 대통령의 생각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일본보다 우리가 미국과 무역 교섭이 더 빠를 수 있다'는 요지의 얘기를 했다"며 "일본이 미국과 주고받을 게 거의 없고 (참의원) 선거 기간이라 협상이 진행되지 않아 공통의 컨센서스를 만들기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선 이 대통령이 "아직 결론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갔을 때 참석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범죄자, 국제형사재판소로부터 수배된 아프리카 지도자밖에 없었다고 하니,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이 너무 나갔다'는 인식을 표현해 전승절 참석 문제를 상당히 신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자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제기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선 "내가 알아서 (그분을) 추천한 것은 아니고 추천받은 것인데,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딱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정 전 주필이 '저 진숙(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어떠냐'고 하니 이 대통령이 "아마도 곧 정치적 선택이 있지 않겠느냐"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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