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텍사스 주의회에 선거구 재조정 요구
공화당 우세 지역에 하원 의석 늘리려는 시도
"텍사스 5석, 다른 곳 3~5석 얻을 것"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하원의원 지역구 재획정을 통해 공화당 의석수를 늘리는 방안을 거론해 게리맨더링(특정 정당·후보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 논란에 휩싸였다.
연합뉴스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텍사스의 하원 의석수 조정 관련 질문에 '공화당이 5석을 추가로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일부 다른 주에서 추가로 3∼5석을 얻을 것"이라며 "텍사스가 가장 클 것이다. 5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년 봄 전면적인 연방 의회 선거구 재획정을 원하느냐'는 물음에는 "아니다. 그것은 매우 간단한 재획정"이라며 "우리는 (텍사스에서) 5석을 얻을 것이고, 다른 주에서 2개 정도 의석을 추가로 얻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과 법무부가 공화당이 텍사스에서 연방 하원의원 5석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선거구를 재획정할 것을 텍사스주 주의회 공화당 의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보도 내용을 확인하면서 공화당 우세 지역에 의석을 늘리려는 게리맨더링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연방 하원 의석수는 공화당이 220석, 민주당이 212석이며 3석은 공석이다. 텍사스에 배정된 하원 의석수는 38석으로 공화당이 25석, 민주당이 12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1석은 공석이다. 텍사스 주의회 공화당 의원들은 다음 주 특별 회기에서 선거구 재조정 문제를 다룰 예정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관문이다. 이에 하킴 제프리스 연방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텍사스에 지역구가 있는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구 재획정에 맞서 싸우겠다"고 반발했다.
다만 선거구 재조정이 공화당에 불리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폴리티코는 "민주당 선거구에 공화당 유권자를 더 많이 배치하면 공화당의 경쟁력이 높아지지만, 현재 공화당 선거구에서 유권자를 덜어내 공화당의 우위를 희석할 수도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민주당이 텍사스에서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낳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텍사스가 '파란색(민주당)으로 변하는 것'에 대해 듣고 있지만, 이는 또 다른 민주당 거짓말일 뿐"이라며 "적절한 후보가 있다면 텍사스는 파란색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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