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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맥]성큼 다가온 양자 우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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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슈퍼컴 결합에 새 국면 기대
하드웨어·인프라·알고리즘 관건

[산업의 맥]성큼 다가온 양자 우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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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IBM과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는 양자 컴퓨팅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알리는 발표를 했다. IBM의 최고 성능 양자 컴퓨터인 '퀀텀 시스템 투(Quantum System Two)'를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 '후가쿠(Fugaku)'와 직접 연결해 가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 발표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서는 이유는, 이 시스템이 양자 우위 달성의 결정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 IBM은 127큐비트의 '퀀텀 이글(Quantum Eagle)' 프로세서 기반 시스템을 통해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감당할 수 없는 복잡한 계산을 수행함으로써 양자 컴퓨터가 과학적 도구로서 실질적인 유용성을 갖췄음을 입증한 바 있다. 이를 '양자 유용성 단계'라고 부른다.

양자 우위는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으로, 양자 컴퓨터가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더 정확하게, 더 빠르게, 혹은 더 비용 효율적으로 계산을 수행할 수 있을 때 달성된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양자 컴퓨팅은 단순한 연구 도구를 넘어 실제 산업과 사회 문제 해결에 활용되는 실용 기술로 자리 잡게 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본격적인 양자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IBM은 2026년 말까지 최초의 양자 우위가 입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BM은 양자 컴퓨터 단독으로 우위를 달성하기보다는 기존 슈퍼컴퓨터와 결합해 성능을 극대화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보고 있다. 즉 "양자 컴퓨터와 슈퍼컴퓨터의 결합 성능"이 "슈퍼컴퓨터 단독 성능"을 능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접근은 양자 컴퓨팅이 기존 슈퍼컴퓨팅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한다. 이를 '양자 중심 슈퍼컴퓨팅'이라 부르며,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병렬 연산을 넘어 양자와 슈퍼컴퓨팅이 복잡한 문제를 분담 처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슈퍼컴퓨터는 대규모 데이터 전처리와 최적화 문제를 담당하고, 양자 컴퓨터는 기존 방식으로는 풀기 어려운 양자역학적 계산을 수행하는 식이다.

이러한 구조는 특히 재료 과학, 화학, 신약 개발 등에서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IBM과 이화학연구소는 최근 황화철(FeS₂)의 전자 구조를 정확히 모델링한 연구를 통해 이 통합 시스템이 실질적인 과학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과거에는 오류 내성 양자 컴퓨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문제였다.


한편 양자 우위는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 입증되어야 한다. 앞으로 다양한 연구팀이 양자 우위를 주장할 것이고, 이에 대한 지지와 반박이 이어지며, 결국 과학적 합의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양자 우위는 단일 사건이 아니라 여러 실험과 검증을 통해 점진적으로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과정을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 고성능 양자 하드웨어 시스템, 기존 슈퍼컴퓨팅과 양자 시스템 자원을 통합해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인프라, 정확하고 유용한 양자 알고리즘과 회로 실행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세 번째 요소는 아직도 많은 발전이 필요한 분야로 한국의 뛰어난 연구기관과 대학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양자 우위가 입증된 이후에도 양자 컴퓨팅의 실질적 활용 사례를 개발하는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향후 오류 보정이 가능한 오류 내성 양자 컴퓨터가 등장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기존 컴퓨팅 기술이 수십 년에 걸쳐 진화해 오늘날까지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양자 컴퓨팅 역시 장기적인 발전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이 여정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며, 지금이 그 출발선에 서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다.


백한희 IBM 퀀텀 알고리즘 센터 총괄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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