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보건 영향평가 분석대상에 '정신건강·기상재해' 포함해야
질병청, 병원체 확보·자원화 업무도 미흡
분석방법도 미래위험 예측 위주로 전환하도록 개선 통보
행안부엔 "무더위 심터 지정과 윤영 방식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감사원이 질병관리청과 행정안전부를 대상으로 기후 위기 적응과 대응 실태 상황을 감사한 결과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기후보건 영향평가 제도와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병원체 확보·자원화 업무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폭염 대응을 위한 무더위 쉼터 지정과 운영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15일 감사원은 질병청과 행안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런 내용의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실태'와 관련한 네 번째 감사로 신종질병 등 대응분야에 맞춰졌다.
우선 감사원은 질병청에 기후보건 영향평가 때 분석대상에서 정신건강과 기상재해를 제외하고 분석방법도 미래 예측 없이 과거 추세만 분석한 평가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미국, 영국, 캐나다는 기후보건 영향평가 분석대상에 기온, 대기질, 감염병 이외에 정신건강, 기상재해를 포함하고 있으나 질병관리청은 예산 부족 등을 사유로 정신건강과 기상재해를 제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 부족 등을 사유로 향후 폭염 피해나 감염병의 발병 규모 등을 예측하지 않은 채 과거 10년간 사망자 수, 감염병 환자 신고 건수 등만 단순 집계해 미래위험 대비 기초자료로 효용을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분석 결과 특정 시나리오에서는 폭염 사망자 수는 2010년대 대비 2080년에는 30배로, 쯔쯔가무시증 및 장염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건수도 최근 대비 2080년 각각 18.6배, 4.3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감사원은 또한 질병청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확보한 병원체를 국가 병원체자원 은행에 적극 제공하지 않았고, 보유 중인 병원체에 대한 분석·평가와 자원화도 장기간 지연되고 있어 병원체자원 관리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질병청은 확보한 병원체를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부족했고, 은행을 설치·운영 중인 국립보건연구원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와 병원체 공동활용을 위한 협조체계도 구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그 결과 질병청이 보유한 캄필로박터균 병원체(급성위장관염 등 유발) 2229주, 인체에서 분리한 비브리오균 병원체(비브리오패혈증 등 유발) 115주 등을 은행에 제공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국가 병원체자원 은행은 지난해 6월 기준 총 보유물량 3만 3157주 중 2만 5206주의 병원체를 분석과 평가 없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연평균 처리량 562주로 환산하면 45년에 해당하는 양이다.
병원체 자원 보존과 관리목록 등재 자원의 자원화도 미흡했다. 국가 병원체자원 은행은 품질확인을 거쳐 보존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정한 병원체는 보존·관리목록에 등재·관리하고 있는데 2024년 6월 기준으로 7951주의 43%인 3471주가 배양과 제3자 제공이 되지 않아 부양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감사원은 "질병청장에게 업무수행 과정에서 확보한 병원체를 국가 병원체자원 은행에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보유 중인 병원체에 대한 분석·평가와 자원화를 신속하게 추진하는 등 병원체자원 관리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했다.
행안부에 대해서는 폭염 대책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무더위 쉼터가 폭염 취약계층 분포와 같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로당 위주로 지정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무더위 쉼터 지정과 운영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전국 252개 시·군·구별 에너지 바우처 수급자 수(204만 명)와 해당 지자체의 무더위 쉼터 수용 가능 인원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상관계수가 0.18로서 지역별 폭염 취약도 고려 없이 무더위 쉼터가 운영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은 "무더위 쉼터 지정 시 폭염 취약자 수 분포와 같은 지역별 폭염 취약성을 고려하고 이용자 편의를 위해 다양한 유형의 시설을 쉼터로 지정하는 등 무더위 쉼터 지정·운영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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