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면 사야해"…괴물 폭염에 매출 900% 폭등, '생존템' 찾아 편의점 우르르

전년比 쿨링패치 900%·손선풍기 500% ↑
얼음·아이스크림 외 비식품군 수요 급증

연합뉴스

역대급 폭염으로 편의점에서 여름철 생존템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여름 대표 상품인 얼음과 아이스크림은 물론, 손선풍기와 쿨링패치, 선크림 등 비식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

1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이달 1~10일 주요 편의점에서 폭염 관련 비식품군 매출이 급증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쿨링패치 매출이 전년 대비 900% 급증하며 가장 큰 폭으로 뛰었고, 손선풍기는 50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티셔츠와 나시 등 여름 의류 판매량은 270% 늘어났다. 쿨링 용품(쿨토시·쿨타월·쿨스카프 등)은 40%, 시즌 화장품(선크림·데오드란트)은 80% 증가했다.

이는 여름철 주력 상품인 얼음컵(30%), 생수(30%), 아이스크림(25%)보다 높은 신장세다.

GS리테일 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는 같은 기간 팔토시 매출이 88.3%, 선크림 100.7%, 데오드란트가 66.9% 증가했다. 컵얼음(51.8%), 이온음료(52.9%), 아이스크림(47.8%) 등의 신장율을 크게 웃돌았다. BGF리테일 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도 의류 용품이 36.7%, 소형가전이 39.0% 늘었다.

예년보다 이른 폭염으로 여름철 대표 상품인 얼음과 음료는 물론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에서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아이템 구매가 늘어난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3일 기준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6.8일로 지난해 7월 기록(4.3일)을 넘어섰다. 폭염은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다.

이는 편의점 업계가 올해 무더위에 대비해 일찍부터 비식품군을 대폭 강화한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편의점은 시장 포화를 극복하기 위해 상품군을 패션, 뷰티 등 비식품군 영역으로 확대했다.

GS25는 올해 초부터 패션플랫폼 무산사와 협업해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여름 시즌 신상품(티셔츠, 밴딩 쇼츠 등)을 선보이고, 무신사 전용 뷰티 브랜드 '리틀리 위찌' 등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CU는 VT코스메틱, 엔젤루카 등과 협업해 뷰티 제품군을 강화했고, 세븐일레븐은 자체 브랜드(PB) 패션 상품인 '세븐셀렉트 티셔츠'와 '세븐셀렉트 컬러팝삭스' 등을 내놓았다.

그 결과, GS25는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출시 이후 패션 매출이 2배 이상 늘었고, 뷰티 특화 매대 도입 후 2개월간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53.5% 늘었다. CU의 올해 1~5월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른 무더위와 기록적 폭염이 겹치면서 여름 주류, 아이스크림, 쿨링용품 전반에서 수요가 늘어났다"며 "때 이른 폭염에 관련 상품 출시 일정을 평년보다 앞당겨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는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름철 수요가 높은 상품에 대한 할인 행사를 통해 소비자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GS25는 이달 한 달간 300여종의 주류 상품을 할인하는 '드링킹 페스타'를 통해 ▲논알콜 맥주 2개 이상 구매 시 50% 할인 ▲1664블랑, 써머스비, 하이네켄, 타이거레몬 등 500㎖ 맥주 4캔 9000원 판매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CU도 이달 와인과 막걸리, 맥주 등 400여종 주류 대규모 할인 행사를 기획했다. 맥주의 경우 '8캔 1만8000원'에 선보이고 '대용량 3캔 9000원' 행사 등을 열고 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