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국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 당초 예상보다 강한 성장 모멘텀을 맞이할 것이란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이른바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국내 수출 경기는 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른 강력한 부양정책 등도 하반기 국내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4일 '관세 악영향은 누구에게?' 보고서에서 "미국과의 상호관세 조기 타결 시 국내 수출 경기의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고 신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된 강력한 부양정책 등은 하반기 국내 성장 모멘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저점을 통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성장률 개선 수준은 제한적이겠지만 하반기 성장 모멘텀은 당초 예상보다 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배경으로는 대규모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 소비자 심리회복, 견조한 반도체 업황, 예상보다 양호한 수출 경기, 증시로의 머니 무브 효과, 정부 주도의 인공지능(AI) 투자 모멘텀 등이 언급됐다.
그는 "증시로의 머니 무브 효과와 더불어 신성장 산업 부상은 경기와 금융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이라며 "반도체 업황 사이클도 우려보다는 견조한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수출 경기는 미국 상호관세로 당초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났다"며 "예상보다 일평균 수출액은 양호하고 무역수지 흑자폭도 확대 중"이라고 짚었다. 이밖에 국내 수출 및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해온 중국발 악재 역시 그 강도가 다소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4월 초 미국 상호관세 쇼크 이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흐름은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면서 8가지 주요 특징을 제시했다.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점과 함께 ▲강한 유동성 랠리 ▲미국 주도의 AI 사이클 재강화 ▲스테이블 코인 시장 부각 ▲글로벌 증시의 동조화 ▲독일, 한국 등에서 뚜렷해진 경기사이클과 주가 간 괴리현상 ▲경기부양에도 제자리걸음인 중국 경기 ▲여전히 잠재위험인 주요 선진국의 재정리스크 등이 언급됐다.
박 연구원은 "가장 큰 관심거리 중 하나는 관세 인상의 충격을 누가 받고 있는지"라며 "관세 시행이 본격화되지 않은 영향도 일부 있지만 미국 가계와 기업(생산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가운데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국가들이 일부 악영향을 받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국가가 중국, 캐나다, 베트남 등이다.
글로벌 유동성 랠리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하반기 유동성은 여전히 양호할 것"이라며 "우려보다 안정적인 물가 추이는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7월 중 관세 협상이 마무리된다면 Fed가 9월 빅 컷(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경기와 금융시장에 우호적인 골디락스 환율, 스테이블 코인 시장 확대 등도 글로벌 유동성 랠리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봤다.
다만 박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경우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강한 내수경기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운 여건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리스크 측면에서 "미국, 일본, 영국의 재정리스크(국채 금리 발작)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경우 감세안 시행 등이 재정수지 적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고 일본도 초장기 국채 금리의 추가 급등 여부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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