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보도…1일 내국인 대상 개장
"외국인 관광객 年 100만명 유치 목표"
북한이 스페인 휴양도시 베니도름을 참고해 강원도 원산에 건설한 복합리조트가 이번 주 첫 러시아 관광객들을 맞았다.
영국 BBC 방송은 12일(현지시간) 지난달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준공식을 가진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가 지난 1일 내국인 대상으로 개장한 데 이어 이번 주 처음으로 러시아 관광객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BBC 취재팀은 러시아 관광객들의 첫 투어 출발일로 알려진 지난 7일보다 앞서 러시아의 한 여행사에 고객으로 가장해 문의했다. 그 결과 러시아인 12명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방문을 포함한 관광상품을 예약했다는 답을 들었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에서의 사흘을 보내는 일주일간의 북한 여행 비용은 약 1800달러(248만원 상당)다. 이는 러시아 근로자 평균 월급보다 60%가량 더 높은 수준이다. 이 여행사는 8월에도 두 차례 추가 여행 상품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BBC는 러시아 여행사 세 곳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체류가 포함된 투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을 위해 북한이 2017년 스페인의 휴양지 베니도름을 사전 답사했다고 보도했다. 베니도름은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 알리칸테주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 코스타블랑카 해안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로,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등을 갖추고 있다. BBC는 김 국무위원장이 공사 시작 1년 전 스페인에 실사단을 파견해 베니도름 리조트를 둘러보도록 했다면서, 당시 북한 관계자들을 안내했던 스페인인을 인터뷰했다. 북한 실사단을 안내한 마티아스 페레스 수치씨는 BBC에 "(실사단에) 고위급 정치인들과 많은 건축가가 포함돼 있었고 많은 것을 메모했다"면서 "이들이 테마파크와 호텔, 선착장 등을 둘러봤다"고 말했다.
BBC가 입수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초기 계획에 따르면 북한은 연간 100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 주요 대상은 중국과 러시아인이다. 북한이 제작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지도에는 해변에 43개의 호텔, 인공호수 주변 게스트하우스, 캠핑장 등이 표시돼 있었다. BBC는 이를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와 비교했지만 실제로 모두 완공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BBC는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거의 완전히 폐쇄돼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엄격히 통제된 소수의 관광객만이 북한을 방문할 수 있었다"면서 "원산갈마 관광지구는 제재 대상국인 북한의 침체한 경제를 되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군사 지원으로 더욱 긴밀해진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수단으로도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리조트를 건설하면서 북한이 주민들을 가혹한 노동 조건과 장시간 근로로 내모는 이른바 '돌격대'로 동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임스 히난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돌격대'를 활용해 리조트를 건설했다는 보고들이 있다"면서 "막판에는 노동자들이 24시간을 일하며 공사를 끝냈다는 보고도 있었는데, 이들이 돌격대였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BBC는 탈북민의 발언을 인용해 리조트 프로젝트가 확장되면서 대상지에 살고 있던 원산 주민들이 집에서 쫓겨났으며, 보상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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