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손상으로 모낭까지 영양 차단
말초신경병증 징후
다리나 발가락의 털이 예전보다 눈에 띄게 빠진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당뇨병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의료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는 말초혈관이 손상되면, 신체 말단의 털부터 빠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내분비 전문의 케네스 할리스 박사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SNS를 통해 "혈액이 발끝 모세혈관까지 원활하게 흐르려면 건강한 순환 기능이 필요하다"며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혈관과 신경이 손상돼 모낭에 영양 공급이 끊겨 털이 빠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털이 빠진 만큼 신경 손상이 진행된 것"이라며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고혈당 상태가 장기화되며 신경이 손상되는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이 가운데 말초신경병증은 신체 말단에 주로 발생하며, 감각 저하, 저림, 상처 회복 지연, 감염 위험 증가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다리털 빠짐은 겉으로 드러나는 신호 중 하나로, 이 신호를 놓칠 경우 더 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2019년 국제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서도,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 상당수가 하체의 국소 탈모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진은 이 현상을 신경 손상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각적 지표'로 평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감각 이상처럼 주관적이지 않고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만큼, 다리나 발의 털이 예전보다 적어진다면 병원을 찾아 혈당과 혈관 건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당뇨병을 오래 앓아온 환자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작은 변화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폭염, 당뇨병 환자에 특히 위험
특히 최근 이어지는 폭염은 당뇨병 환자에게는 심각한 위협 요인이다. 탈수로 인한 전해질 불균형, 혈압 및 혈당 불안정, 저혈당 등의 문제가 중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당 상태에서 수분이 빠르게 소실되면 탈수가 악화되고, 외부 환경에 취약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당뇨병 환자에게 맨발 보행은 금물이라고 경고한다. 발 감각이 둔해 외상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방치할 경우, 감염이나 괴사, 심할 경우 절단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상처라도 즉시 확인하고 대응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당뇨병 유병률은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 양식이 서구화됨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024 당뇨병 팩트 시트'를 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는 533만명으로, 7명 중 1명꼴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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