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경제 전망에 "촉진 구간 상한선 낮아"
내년도 최저임금이 17년 만에 노사공 합의로 정해진 가운데 이인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이를 두고 "우리 사회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이견을 조율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저력이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2차 전원회의 종료 후 이번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최임위는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합의를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1만30원) 대비 2.9% 인상한 1만320원으로 결정했다. 노사공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2008년(2009년 최저임금 결정) 이후 17년 만이다.
다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이날 회의 도중 심의를 거부하며 퇴장하면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만 합의 과정에 참여했다. 민주노총 위원 4명을 제외한 근로자위원 5명과 함께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3명이 합의 결과물을 내놨다.
민주노총은 심의 촉진 구간이 낮다며 수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의장을 떠났다. 앞서 공익위원들은 1만210원(하한선)에서 1만440원(상한선) 사이를 심의 촉진 구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이를 두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0.8%,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8%, 취업자 증감률이 0.4%로 낮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작년보다 올해가, 올해보다 내년이 경기 상황이 안 좋은 것으로 판단해 촉진 구간 상한선이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 경제 위기가 IMF 외환 위기 때처럼 심각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과잉 해석"이라며 "이번 인상률은 합의로 결정됐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노사가 서로 양보해 마지막 결론에 도달했다는 관점에서 바라봐달라"고 답했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근로자위원이 한국노총 다섯 분만 남았지만 퇴장하신 민주노총 위원들의 고민과 주장했던 바를 담아 합의한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임위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민 통합 시작점을 마련하자는 것이 공익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며 "끝까지 인내하면서 노사를 설득하고 그 결과로 합의에 도달해보자는 의지가 오늘의 합의로 마무리될 수 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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