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국산 수입량 1.8%↑
수입 비중도 62.5%로 확대
韓이 탈출구… 밀어내기 계속
업계 "단기적 조정 성격 강해"
무역구제 등 정부 대책 호소
중국의 철강 감산 기조에도 국내 비중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산에도 중국 내 공급 과잉이 여전해 우리나라로 밀어내기 수출이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65만7728t으로 전년 동기(64만6293t) 대비 1.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1~6월) 전체 철강재 수입량은 648만6585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줄었지만 같은 기간 중국산 수입 비중은 오히려 59.9%에서 62.5%로 확대된 것이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중국산 철강재가 전체 수입의 67.3%를 차지해 최근 1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최근 철강 생산을 줄여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 양회에서 철강 감산을 처음 공식화한 뒤 바오우철강 등 일부 국유기업들이 감산에 나섰다. 지난 5월 조강 생산량은 약 8655만t으로 전년 동월 대비 7% 감소했고 1~5월 누계 생산량 역시 4억3163만t으로 2.1% 줄었다. 구조적 공급 과잉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이 때문에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기업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철강 비중이 늘어난 건 중국의 감산이 구조적 전환보다 단기적 조정 성격에 가깝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수많은 고로(용광로)를 세웠기 때문에 설비를 쉽게 멈추거나 감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국유기업 중심의 체계에서는 지역경제와 고용 문제가 얽혀 있어 중앙정부의 방침이 실제 감산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연간 약 10억t에 달하는 철강을 생산하는데, 내수 둔화 등을 감안할 때 의미 있는 감산 규모는 4억t은 돼야 한다"며 "결국 수출 외에는 여전히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 입장에서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조선, 자동차 등 수요 기반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열연강판, 철근 등 유입이 오히려 늘면서 국내 철강 가격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열연강판은 t당 82만원, 철근은 7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제강사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전략을 추진 중이지만, 내수 시장에선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일부 업체는 감산이나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업계는 이 같은 구조적 피해 방지를 위해 정부 차원의 무역구제 조치 강화와 수입 규제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가격 경쟁 문제가 아니라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시장 질서를 지키기 위한 제도적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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