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나흘째 상승, 역대 최고치 근접
개미, 4월9일 이후 곱버스 1조 베팅해
코스피가 연이틀 연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가면서 숏(매도) 포지션을 잡은 투자자들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수 하락에 2배로 베팅하는 이른바 '곱버스' 상품의 경우 개미들의 투자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49.49포인트(1.58%) 오른 3183.23에 장을 마감했다. 2021년 9월 8일(3187.55)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나흘 연속 상승 중인 코스피는 2021년 7월6일 기록한 역대 최고점(3305.21)까지는 이제 단 120여포인트만을 남겨놓게 됐다.
코스피의 파죽지세에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들은 차트가 줄줄이 곤두박질쳤다. 동학개미들의 최애 상품 중 하나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미국발 상호관세 충격으로 증시가 폭락한 지난 4월9일 고점을 찍은 뒤 전날까지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이 기간 코스피의 반등 폭은 37% 정도였지만,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탓에 손실 폭이 커졌다. 3개월 남짓한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쏟아부은 돈만 1조1567억원에 이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크로 불확실성에도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단기 과열 신호들이 터져 나온 것이 개미들의 곱버스 투자 열풍에 빌미를 제공한 것 같다"며 "이미 코스피가 트럼프의 관세 서한과 같은 글로벌 이벤트에도 굳걷한 모습을 보여준 점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 베팅엔 새로운 근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곱버스 투자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증권가에선 코스피를 향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내 정책 환경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와 정부 추경 그리고 증시 부양책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그 어느 때 보다 강한 기대감을 반영해 가고 있다"며 하반기 코스피 밴드 상단을 기존 3100에서 34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여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배당 소득 분리과세를 추진하면서 수혜주로 떠오른 금융주의 주도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배당성향 개선과 자사주 소각을 고려하고, 4분기 금리 인하와 수급 개선을 반영하면 지수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기존 2600~3150에서 2900~3550으로 올려 잡았다. 각종 악재가 존재하는 3분기보다 금리 인하와 수급 개선이 예상되는 4분기에 지수가 더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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