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온열질환 3배 급증
오전 시간 마라톤 등 야외 운동 중 다수 발생
폭염이 이어지는 서울에서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온열질환자는 운동장과 공원 등 야외 여가활동 공간에서, 오전 시간대 마라톤 등의 운동을 하다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응급실을 보유한 서울 소재 모든 병원(70개소)이 참여하는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 지난 5월15일부터 이달 7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8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비슷한 기간 대비 약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는 이른 더위로 인해 지난해(5월 20일∼7월 7일)보다 5일 앞당겨 감시 체계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의 온열질환자 발생 양상은 발생 장소와 시간, 연령대 등에서 전국적인 양상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먼저 온열질환자의 절반 이상은 길가(53%), 운동장·공원(17%) 등 야외 여가활동 공간에서 발생했다. 실외작업장이나 논밭·산 비중이 높은 전국 온열질환자와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시간대도 달랐다. 전국을 기준으로 하면 오후(낮 12시~오후 5시)에 전체 온열질환자의 50%가 발생했지만, 서울은 오후(25%)보다 오전(10시∼12시·44%)에 더 많았다.
연령대도 노년층(65세 이상·16%)보다는 30∼40대 청장년층(46%)에서 더 많았다.
특히 길가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45명 중 56%(25명)는 오전 시간대에 시작한 마라톤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연령대는 20대 4명, 30대 9명, 40대 8명, 50대 4명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선선한 오전 시간대라도 충분한 수분 섭취나 컨디션 조절이 미흡하면, 젊고 건강한 사람도 온열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온열질환은 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면서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8일 하루에만 200명을 넘어섰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하루 전국 516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모두 238명(사망 1명 포함)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온열질환자가 200명을 넘은 것은 최악의 폭염이 나타났던 2018년 8월 3일(229명) 이후 처음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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