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뉴욕서 '갤럭시 언팩'
펼치면 태블릿, 접으면 울트라
"이게 정말 폴더블폰이 맞아?"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5' 현장. 신제품 '갤럭시 Z 폴드7'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Z 폴드7은 전작과 비교해 달라진 무게와 두께가 즉각적으로 체감됐다. 확연히 얇고 가벼워진 덕분에 기존 바 타입 스마트폰과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펼치면 8인치에 달하는 넓은 화면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접었을 땐 마치 '갤럭시S25 울트라'를 들고 있는 듯 익숙한 그립감이 손에 와닿았다.
Z 폴드7의 무게는 215g. 직접 저울 위에 올려 보니 작은 생수병이나 과자보다도 가벼웠다. 접었을 때 두께는 8.9㎜에 불과하다. 갤럭시 S25 울트라(무게 218g, 두께 8.2㎜)보다 더 가볍고 두께는 비슷하다. '얇고 가벼운 폴더블폰'이란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갤럭시 Z 폴드7(왼쪽)과 갤럭시 S25 울트라(오른쪽). 접었을 때 갤럭시 Z 폴드7의 두께는 8.9㎜로, 갤럭시 S25 울트라(8.2㎜)와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원본보기 아이콘Z 폴드7의 강점은 단순히 외형에 그치지 않는다. 화면을 펼치자마자 가득 차오른 One UI 8 기반의 멀티모달 갤럭시 AI는 '폴더블을 위한 AI'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최적화 돼 있었다.
특히 음성 대화가 가능한 AI 챗봇 '제미나이 라이브'가 눈길을 끌었다. 음성으로 질문을 하자 AI가 대화하듯 반응했고, 카메라 공유 기능을 통해 화면 속 사물을 보여주니 관련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했다. 예컨대 침실 사진을 보여주며 "어울리는 가구를 추천해줘"라고 말하자, AI가 다양한 스타일의 인테리어 소품을 잇달아 제안했다.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을 활성화한 뒤 침실 사진을 보여주며 "어울리는 가구를 추천해줘"라고 말하자, 인공지능(AI)이 다양한 스타일의 인테리어 소품을 제안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원본보기 아이콘편집 기능도 크게 개선됐다. 사진 속 불필요한 물체를 AI가 감지해 추천하는 '서제스트 이레이즈' 기능은 마치 사용자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정확했다. 영상 편집에서는 불필요한 배경 소음을 제거하고, 주요 인물의 목소리는 또렷하게 강조하는 기능도 더해졌다. 별도의 편집 애플리케이션 없이도 전문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하드웨어 성능 역시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Z 폴드7에는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셋이 탑재됐다.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전작 대비 38%, 그래픽처리장치(GPU)는 26% 향상됐다. 덕분에 실시간 번역이나 생성형 이미지 편집은 물론 고사양 게임도 끊김 없이 부드럽게 실행됐다.
다만 배터리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Z 폴드7의 배터리 용량은 4400mAh로 전작 수준이다.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위한 선택이겠지만, 앞서 '세계 최고 슬림폰'을 표방한 중국 기업 오포 파인드 N5의 배터리 용량(5600mAh)과 비교하면 다소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파인드 N5의 두께는 접었을 때 8.93㎜, 펼쳤을 때 4.21㎜로 Z 폴드7(각각 8.9㎜, 4.2㎜)보다는 소폭 두껍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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