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손, 14일부터 '편의점 차박' 서비스 개시
예약하면 교외 편의점 주차장에서 차박 가능
24시간 화장실에 쓰레기 처리까지
'숙소·식사 택일' 고물가 트렌드 해결책 될까
'7월 5일 대지진설'로 일본에서는 중국발(發) 관광객이 줄었다는 뉴스가 많이 보도됐었는데요. 그래도 일본으로 여름휴가 준비하는 분들은 꾸준히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처럼 방일 관광객 발걸음이 아예 끊기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다 보니, 여전히 주요 도시나 관광지 물가는 높은 상황이죠. 이에 정작 현지인은 휴가를 가도 숙박비와 식비 둘 중 하나에만 돈을 쓴다는 이른바 '박식분리(泊食分離)'라는 트렌드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기사: 황금연휴에 놀러 다니는 건 외국인뿐…고급 호텔·뷔페서 실종된 현지인들[日요일日문화])
언론에서 연일 '방일 관광객 증가로 숙박비가 오르고 있다'라는 기사가 보도되는 가운데, 최근 '편의점 왕국' 명성에 걸맞게 편의점이 이 숙박난을 해결하겠다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 여행 가면 꼭 들르는 편의점 체인 '로손'에서 편의점 주차장을 차박 캠핑 사이트로 열겠다고 한 것인데요.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습니다. 오늘은 편의점 왕국에서 시도하는 캠핑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로손은 일부 점포 주차장을 차박용 캠핑장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는데요. 오는 14일부로 지바현 6개 점포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해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용요금은 차 1대당 2500~3000엔(2만3400~2만8000원)입니다. 사전 예약으로 이용자를 받고 있으며 오후 6시 체크인, 오전 9시 체크아웃입니다. 차 1대에 편의점 주차장 2대 공간을 열어주기 때문에 큰 캠핑카도 댈 수 있다고 해요.
차박용 캠핑장은 'RV 파크' 인증을 받았습니다. 캠핑카 관련 기업과 일본 레저용차(RV)협회에서 차박 시설로 사용 가능하다고 인정할 때 부여받는다고 하네요. 인증받기 위해서는 '인근에 24시간 이용 가능한 화장실이 있을 것', '쓰레기 처리가 가능해야 할 것' 등의 조건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 편의점은 대부분 이용객에 한해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고(편의점에서 물건 사고 화장실 쓰겠다고 하면 대부분 쓸 수 있습니다), 쓰레기 처리도 자체적으로 가능하니 조건 충족에 큰 문제가 없던 것이죠. 로손에서는 이용객들에게 이용 허가증, 주의사항 팸플릿, 전용 쓰레기봉투 1매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해요. 전용 봉투에는 음식물 쓰레기도 담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차박 전열 기구 이용을 위한 리드선도 대여해주는데요. RV 파크 이용을 하려면 회원 등록비, 신청비를 따로 내야 하는데 이번은 시범 사업 기간이니 이것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번 시범 사업은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편의점은 일본 전역에 분포해있으니, 지방이나 교외 콘서트 등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저렴하게 차박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로손만 하더라도 일본 전역에 1만4000개의 점포가 있고, 이 중에 차박이 가능한 주차장을 가진 점포는 3000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점포 빈 곳을 수익으로 활용하기도 좋죠. 일단은 근처에 목욕탕이 있고, 주변에 민가가 적은 지방이나 교외 점포를 중심으로 점차 퍼져나갈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인바운드 관광객으로 숙박비가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현지인들을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목소리가 일본 언론에서는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투숙객 수는 6억5906만명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한 수치였거든요.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1% 많다고 합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이 로손 캠핑장 소식을 보도하며 "엔저로 방일 관광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호텔 단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편의점 왕국의 새로운 틈새시장 개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단독] "자식이 안 물려받는다는데"…이제 '남'에게도 기업 승계 가능해진다](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93/2023022008325229068_1676849573.jp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