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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베이커리 '반값'에 수백명 몰렸다…22만명 이용하는 '럭키밀'[빵값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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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마감 할인 중개 앱 통한 반값 소비 인기
사장님은 음식물 폐기 줄이고, 소비자는 반값 할인
럭키밀·마감히어로 등 앱 이용자 급증

편집자주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가공식품 물가가 4.1%(전년 동기대비) 오를 동안 빵 물가는 6.4%나 상승했다.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138.48로 기준연도인 2020년(100)과 비교할 때 5년간 38.48% 올랐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간식인 떡볶이, 치킨보다도 더 가파르게 올랐다. 빵은 한때 누구나 즐기던 간식이었지만, 지금은 선뜻 고르기 어려운 가격이 됐다. 어쩌다 한국의 빵값은 계속 가파르게 오르게 됐을까.

"똑같은 빵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으니까 부담이 훨씬 덜하죠."


비싸진 빵을 별도의 할인쿠폰 없이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마감 할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마감 할인 앱을 이용하면 당일 생산됐지만, 마감 직전까지 판매되지 않은 빵이나 디저트 등을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매장 입장에선 폐기될 상품을 할인 판매해 손해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서로 이득인 구조다.

럭키밀 앱을 통해 7400원에 구매한 빵들. 허미담 기자 damdam@

럭키밀 앱을 통해 7400원에 구매한 빵들. 허미담 기자 dam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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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저녁 기자는 서울 양천구의 한 제과점이 마감 할인 중개 앱 럭키밀을 통해 판매한 1만5000원 상당의 여러 빵을 반값인 7400원에 구매했다. 팔다 남은 재고를 기준으로 제품 구성이 정해지기 때문에, 수령 전까지 어떤 종류가 담겼는지 알 수 없어도 평소 자주 찾는 가게라 대략적인 빵 구성과 맛을 알고 있었다.


매장 재고 상황에 따라 중간에 예약 취소 메시지가 뜰 때도 있지만 빈번하게 발생하지는 않는다. 예약 시간에 맞춰 매장을 방문하자 다양한 빵들이 담긴 봉투가 준비돼 있었다. 안에는 베이글 2개, 소금빵 1개, 큐브 식빵 1개 등 총 4개의 빵이 담겨 있었으며, 개당 가격은 1850원꼴로 2000원이 채 되지 않았다. 평소대로라면 베이글 2개 9000원, 소금빵 3300원, 큐브 식빵 4300원 등 총 1만6600원을 냈어야 구입할 수 있는 빵이었다.


빵집 주인은 "우연히 마감 할인 중개 앱을 알게 돼 두 달 전부터 참여하고 있다"며 "반값에 판매하다 보니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재고가 남는 것보다 저렴하게라도 판매하는 게 가게 운영에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직접 고를 수 없고, 매장이 지정한 시간대에만 방문해야 하는 제약이 있지만, 가격이 저렴한 만큼 이를 감수하고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유명 베이커리의 경우 마감 할인 시작을 알리는 알림을 수백 명이 신청해 두는 등 이른바 '빵켓팅'(빵+티켓팅) 현상도 벌어질 정도다. 입소문을 타며 럭키밀은 출시 1년 만에 약 22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고, 마감히어로 앱 역시 최근 플레이스토어 기준 다운로드 수가 1만회를 돌파하는 등 입소문을 타고 있다.


럭키밀과 제휴돼있는 매장들. 럭키밀앱

럭키밀과 제휴돼있는 매장들. 럭키밀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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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도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앱 리뷰에는 "저렴한 가격에 환경도 챙기며 맛있는 빵들을 맛볼 수 있다는 취지가 좋다" ,"평소 안 먹어봤던 빵도 싼 가격에 도전할 수 있어 랜덤 구성이 더 마음에 든다", "원래도 좋아하던 빵집인데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 행복하다. 다음에도 또 도전할 것", "2900원에 빵 3개를 구매했다. 말도 안 되는 구성"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평소 마감 할인 앱을 자주 이용하는 강모씨(32)는 "예전엔 빵 하나를 살 때도 가격을 따졌는데, 요즘은 마감 할인 시간만 잘 맞추면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이제는 정가 주고 빵을 사 먹는 게 아쉬울 정도"라고 했다. 이어 "매장이 집에서 조금 멀어도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 일부러 찾아가게 된다"며 "그만큼 가격 만족도가 커서 앞으로도 꾸준히 이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판매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폐기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환경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베이커리 '베이크니드'를 운영하는 김민기씨(35)는 "예전엔 남은 빵을 폐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환경에도 좋지 않고 늘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은 마감 할인 앱을 통해 다 못 판 제품들을 마진 없이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참여를 시작했는데, 1년 전보다 제휴 매장 수가 늘고, 참여 업종도 다양해지면서 이용자 수가 많아져 판매가 더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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