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오는 23일 해외권역본부장 회의 예정
'예측 불가' 관세 변수 대응 방안논의
증권가 "현대차·기아 관세 부담 5조~10조"
車업계, 한미 관세 협상 예의 주시
"경쟁국 日보단 관세 조건 나아야" 기대
현대자동차·기아가 각각 하반기 글로벌 권역본부장을 소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자동차·부품 관세 부과로 현대자동차·기아 판매 부진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전략을 다시 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에도 판매 증가율은 둔화하고 전기차 판매 순위도 떨어졌다. 관세로 최대 10조원이 넘는 손실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오는 23일 송호성 기아 사장 주재로 해외 권역본부장 회의를 개최한다. 북미권역본부장인 윤승규 부사장을 비롯해 김경현 기아중국총경리 부사장, 정원정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 안기석 아태권역본부장, 장수항 아중동권역본부장 등 주요 권역장들이 참석한다.
호세 무뇨스 사장 선임 이후 올해부터 매달 정례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현대차도 비슷한 시기에 권역본부장 회의를 연다.
현대차 · 기아 의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 대응 방안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4월부터 수입차·차부품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전 구매 수요가 몰리면서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89만3152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월별 판매량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 월별 판매 증가율을 보면 2월(4.1%)을 제외하고 1월(14.6%), 3월(13.7%), 4월(18.5%)까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5월(8.1%)과 6월(4.5%)에는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또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역시 7.6%로 테슬라(42.5%), 제너럴모터스(13.3%)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해 상반기(11.0%)보다 시장점유율이 3.4%포인트 하락했다. 미국이 오는 9월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도 예정하고 있어 친환경차 판매 부진이 가중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 생산 확대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박광례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아는 글로벌 SUV 강세 트렌드와 친환경차 전환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응하는지가 향후 실적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완성차 업계는 직접적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과 비교해 조금이라도 나은 조건으로 협상을 이뤄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자동차·철강 등 우리나라 수출 주력품에 대한 품목 관세를 놓고 경쟁국 대비 우호적인 대우를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과의 FTA 체결국이기에 유리한 조건으로 무역 경쟁을 해야 한다는 논리로 주장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미 협상에서도 관세를 낮추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현대차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16% 줄어든 5조3964억원, 기아는 17% 감소한 3조300억원이다. 연간 실적에서 관세에 따른 손실을 KB증권과 한화증권은 5조원대로 예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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