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후 10일 연립·다세대 임대차 1593건
이전 같은 기간 대비 40% 거래량 감소
아파트·오피스텔서도 감소세 나타나
6·27 대출 규제 전후로 서울 전월세 거래량이 40% 넘게 급감했다. 6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제한한 영향이 급속도로 전월세 시장에 퍼지고 있다. 집을 못 사게 된 수요가 전월세 시장에 몰리는 반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막혀 전세 물량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리자 거래량이 확 줄게 됐다. 서민 주거 안정이 위협받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10일간 서울의 연립·다세대 임대차 거래량은 159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규제 시행 전 10일인 지난달 18일부터 27일까지 거래량 2712건과 비교하면 41.3% 감소했다.
임대차 거래 건수 감소는 같은 기간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대출 규제 시행 후 10일 동안 전월세 계약 건수는 3433건으로 41.4% 감소했다.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도 1053건으로 이전과 비교했을 때 40.9% 줄었다.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계절적 차이가 발생한 것이 아니고 비교 기간도 짧아 성수기냐 아니냐로 인해 거래량 격차가 나타난 것은 아닐 것"이라며 "규제로 인해 전세 가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대출 규제는 전월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출 한도가 줄어 주택을 살 수 없게 된 수요가 전월세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데, 갭투자를 금지하면서 임차할 물량은 축소되자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게 됐다.
강남구 일원동 전용면적 59.8㎡ 연립주택의 경우 지난달 24일 보증금 4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대출 규제가 시작된 같은 달 28일에는 보증금 4억2000만원, 월세 40만원에 월세 거래가 이뤄졌다. 또 마포구 아현동 아파트 마포래미안푸르지오1단지 전용면적 59.9㎡도 지난달 22일 7억7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이달 1일에는 8억3000만원까지 전세값이 뛰었다.
윤 전문위원은 "향후 규제 강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지금 가격을 높여놔야지만 손실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집주인의 생각도 맞물리고 있다"면서 "높아진 은행 문턱에 전세 거래 비용을 조달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면서 반전세 등 거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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