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석된 후 일부 식품 제조 과정에 사용"
"원장, 투자자 포함한 8명 법에 따라 구속"
중국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음식을 먹은 뒤 어린이들이 납 중독 진단을 받은 가운데, 유치원 원장과 투자자가 식용 불가 페인트 안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중국 관영 중앙TV(CCTV) 등 다수 언론에 따르면 주모 원장과 투자자 리모씨는 주방 직원들에게 온라인으로 페인트 안료를 구매하도록 지시했다. 이 안료는 희석된 후 일부 식품 제조 과정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는 3일 새벽 유치원에 숨겨져 있던 안료를 발견해 압수했다. 검사 결과 해당 안료에서 납 성분이 검출됐다. 안료에는 '식용 불가'라는 문구가 표기돼 있었다. 조사팀은 이 유치원에서 보관 중이던 음식 샘플에서 납 함량이 초과한 것을 확인했다. 삼색 대추 찐빵에서는 1052㎎/㎏, 옥수수 소시지 롤'에서는 1340㎎/㎏의 납이 검출됐다. 이는 식품 안전 국가 기준인 0.5㎎/㎏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2022년 6월 설립돼 8월 하순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 유치원은 현재 251명의 어린이가 다니고 있다. 7일 오후 기준 251명의 어린이에 대한 혈액 검사가 완료됐다. 의료진이 발표한 판정 결과에 따르면 혈중 납 이상 아동은 233명에 달한다.
현재 간쑤성 위생건강위원회는 전문가 6명을 이 유치원에 파견했으며,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전문가 3명도 구호 지도를 진행하고 있다.
중화망은 "공안 당국은 유독·유해 식품 생산 혐의로 주모 씨와 리모 씨를 포함한 8명을 법에 따라 구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이미 조사 절차를 시작한 상태"라면서 "직무 유기 및 직권 남용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묻고 처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치원생들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지난 학기부터 구역질, 설사, 다리 통증, 잇몸 검은 반점 등 이상 증세를 보여 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증상들은 처음에는 일반적인 질병으로 오진되었으나, 6월 하순 학부모들이 직접 검사를 통해 혈중 납 수치가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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