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까치 등 '러브버그' 사냥 모습 포착
"7월 중순쯤 거의 대부분 개체 사라질 듯"
여름철 불청객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도심에 대량 출몰하면서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들이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는 참새, 까치 등 새들이 러브버그를 먹어 치우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잇따라 게재됐다.
시민들은 "참새들이 상가 유리창에 붙은 러브버그를 잡아먹고 있다" "인천공항 가는 길에 러브버그가 많았는데 까치 몇 마리가 러브버그를 무료급식소처럼 이용하고 있더라" 등의 목격담을 전했다. "한강 주변 까치들은 입을 벌리고 자동 사냥하고 있더라" "이제 비둘기도 먹기 시작했다" "새들 입장에선 무한리필 뷔페가 차려진 것" "러브버그 먹방 보니 처음으로 비둘기가 반가웠다" 등의 글도 올라왔다.
러브버그는 산성 체액을 가지고 있어 일반적인 포식자인 새나 개구리가 먹이를 기피하는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참새와 까치는 러브버그를 거리낌 없이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연관 연구원은 지난 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원래 해외에서 새로운 생물이 유입되면 기존 생물들이 이들을 먹이로 인식하고 잡아먹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처음엔 천적이 없어서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러브버그가 언제 사라지냐'는 질문에는 "몇 년간의 발생 현황을 분석해 보니 7월 중순경이면 대부분의 개체가 사라질 걸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박 연구원은 "러브버그 출몰은 보통 6월 중순쯤에 시작돼 일주일 가량 사는데 장마가 사그라들 때쯤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모니터링을 통해 까치, 비둘기, 참새, 거미 등이 러브버그를 포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천적에만 의존할 경우 번식력이 강한 러브버그 특성상 방제에 한계가 있다. 특히 천적이 적응하지 못한 신규 확산 지역에서는 개체 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성충은 천적, 유충은 곰팡이로 잡는 이중 방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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