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로보이트 전 교통장관, 숨진 채 발견
사인 조사 중이지만 타살 혐의점은 없어
우크라 위협 '항공 대란'…갑작스레 해임
러시아 교통 장관이 해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는 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을 인용해 "러시아연방 수사위원회는 모스크바주 오딘초보에서 발견된 로만 스타로보이트 전 교통 장관의 개인 차량에서 그를 숨진 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의 시신에서 총상 흔적이 발견됐으며, 사인은 조사 중이지만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은 이날 오전 해임됐다. 그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약 6년간 접경지 쿠르스크 주지사를 지내다가 지난해 5월 교통 장관으로 임명됐으나 1년여 만에 경질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안드레이 니키틴 교통차관을 교통 장관 대행으로 임명했으며, 하원(국가두마) 승인을 받으면 정식으로 장관으로 임명될 수 있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이 갑작스럽게 교체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위협으로 인해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항공 대란'이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 해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항공 당국은 지난 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외부 간섭에 따른 제한 조치로 인해 러시아에서 485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1900편이 지연됐으며, 88편은 대체 공항으로 전환 조처됐다고 밝혔다. 이에 4만 3000장의 티켓이 환불되고 9만 4000명의 승객에게 숙소가 제공됐으며, 음료 쿠폰 19만 9000장, 식사 쿠폰 15만 5000장이 지급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특히 러시아에서 가장 붐비는 지역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공항들이 휴가철에 더 큰 피해를 봤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이번 항공 대란으로 항공사들이 200억루블(약 348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추산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해임이 신뢰 상실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의 해임이 쿠르스크주 부패 사건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추정도 제기된다. 그의 후임자로 쿠르스크 주지사에 임명된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전 주지사는 지난 4월 지역 방어시설 건설에 할당된 예산을 횡령한 혐의로 구금된 바 있다.
또 조직 개편 과정에서 그의 해임이 오랜 기간 준비됐다는 분석도 있다. 교통 장관 출신인 비탈리 사벨리예프 러시아 교통 담당 부총리는 지난달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교통부가 인프라개발물류부로 전환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키틴 교통 장관 대행은 지난 2017년부터 노브고로드 주지사를 지내다가 지난 2월 교통차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교통부에서 디지털 전환과 정보화, 자동화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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