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관광수지 적자 전년比 9%↓
소비력 높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
체류시간 확대 필요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치를 향해 달려가면서 지난해 6년 만에 100억달러를 넘긴 우리나라의 관광수지 적자가 올해 상반기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지던 적자 증가세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 폭이 상당한 만큼 근본적인 문제 개선을 위해선 지역공항 활성화 등을 통해 소비력이 높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체류시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관광수지 적자는 5월 기준 43억7580만달러(약 5조98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48억270만달러)보다 8.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5월까지 외래 관광객에 의한 관광 수입은 73억970만달러(약 9조9800억원)로 1년 전 같은 기간(61억5250만달러)보다 18.8% 증가한 데 반해 우리 관광객의 해외여행 지출은 116억8550만달러(약 15조9600억원)로 전년 동기(109억5520만달러) 대비 6.7% 늘어나는 등 관광 수입 증가율을 밑돌면서 적자 폭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관광 수입이 증가한 것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올해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은 5월 기준 720만67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8만4133명)과 비교해 14.7%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기록도 새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외래 관광객은 1637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외국인이 찾은 해인 2019년(1750만명)의 93.5%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재까지 방문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는 2019년을 넘어 1800만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 증가로 적자 폭을 10%포인트 가까이 줄였지만, 큰 폭의 관광수지 적자는 여전히 한국 관광업계 고질병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관광수지 적자는 2017년 중국이 사드(THAAD) 도입에 반발해 한국 여행 금지령을 내리며 사상 최대인 146억9590만달러(약 20조700억원)를 기록했고, 이듬해 132억780만달러로 소폭 줄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관광산업이 축소되며 2020년 적자 규모가 30억달러 수준까지 줄었다. 하지만 다시 매년 규모를 키우며 지난해 2018년 이후 6년 만에 100억달러를 넘겼다.
이같은 적자는 관광 수입이 여전히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어서다. 올해 1인당 관광 수입은 1014.3달러로 전년 동기(979.1달러) 대비 3.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래 관광객보다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한국 여행객이 훨씬 많은 상황에서 한국 관광산업이 단순한 양적 회복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관광수지 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선 소비력이 높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체류시간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개발은 물론 지역 공항 활성화를 위한 항공 공급 확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경우 입국 수요는 충분하지만 지역 공항에는 일본계 항공사의 정기 노선이 없어 모두 한국 국적 항공사에만 의존하는 상황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구조가 적자 개선을 막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외항사의 지역 공항 취항 유도를 위한 슬롯 우선 배정, 운항 지원금, 세제 혜택 등 정책적 유인이 중요하다"며 "일본·대만과 같은 검증된 시장부터 우선적으로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 중장기적으로는 관광수지 개선의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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