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공모서 추천 전환 주민갈등 해소 18개 후보지 접수
과천시와 공동 추진 2027년 최종 결정…2032년 개원 목표
전진선 군수 “장사시설은 군민의 품격 있는 이별 위한 최소한의 배려”
고령화와 화장문화의 확산으로 장사시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양평군이 종합장사시설 건립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공설 화장장이 없어 타지역으로 '원정 화장'을 떠나야 했던 군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중대한 전환점이 마련된 것이다.
7일 양평군에 따르면 양평군의 화장률은 이미 93%를 넘어섰으며, 연간 사망자 수는 오는 2038년까지 약 21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군 내에는 단 한 곳의 화장시설도 없어, 성남, 원주, 춘천 등지의 외부 시설을 이용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도권 전체의 화장 수요도 포화 상태에 이르며 3일 이내 화장을 마치는 '3일차 화장률'은 2024년 66.8%에서 2025년 1월 기준 31.2%로 급감했다. 장례를 치른 뒤에도 정작 화장을 제때 하지 못하는 유족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양평군은 지난 2023년 종합장사시설 건립 계획을 수립하고, 과천시와의 공동 추진을 결정했다. 공동건립은 이용 효율성과 예산 부담 절감, 추진 타당성 측면에서 최선의 선택으로 판단됐다.
문제는 주민 수용성이었다. 양평군은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후보지 공모를 진행했지만, 신청이 없거나 유치 철회로 이어져 사실상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주민 반대, 대표자에 대한 압박, 소통 부족이 원인이었다.
양평군은 2025년부터 이러한 방식을 과감히 전환했다. 기존 '공모'에서 '추천' 방식으로 바꿔 누구나 자유롭게 부지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3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추천 접수에서 총 18곳이 후보지로 제안됐으며, 군은 이 중 일부를 자체 검토 대상으로 삼아 입지 타당성과 법적 제한사항 등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양평군은 입지 선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설장사시설 건립 추진위원회'도 구성됐다. 향후 심의와 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7년 최종 입지를 확정하고, 2032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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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이 건립 예정인 종합장사시설은 6만㎡ 이상 부지에 화장로 3기 규모로 조성되며, 봉안시설과 자연장지, 주민 편의시설도 포함된다. 특히 기존 계획이었던 30만㎡ 규모에서 많이 축소해 현실성과 주민 수용성을 높였다. 장례식장 대신 체육시설이나 공원 등 주민 친화형 수익시설을 도입해 지역의 반감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양평군은 이번 장사시설 건립을 단순한 '공공시설 조성'이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품격 있는 사회기반'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4년부터 관내 12개 읍면을 돌며 주민설명회를 개최했고,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도 주민대표, 전문가, 갈등관리자 등이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적극 수렴할 방침이다.
또한 카드뉴스, SNS, 포스터,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정보 공개와 홍보를 병행하며 군민들이 사업 전 과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종합장사시설 건립은 단순한 군민의 숙원사업 해결이 아닌, 양평군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준비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사업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과 함께 최선의 방안을 찾을 것이며, 양평군의 품격 있는 미래를 위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사업인 만큼 군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양평=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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