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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전기료만 3000억…바짝 벌어도 못 낸다" 요금폭탄에 무너지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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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전력사용료 62% 급증
각종 변수에 영업익은 급감
감산·야간조 전환·해외 이전
석화업계 폭탄 피하기 안간힘
AI 수요 늘어 IT업계도 압박

지난해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한 이후 파장은 중화학·전자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을 강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발 공급과잉, 미국 관세인상 등 대외변수로 철강, 석유화학 등이 직격탄을 맞았는데 전기료 부담까지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력비용이 급증하자 일부 기업은 감산이나 야간조 전환에 나섰고 자가발전 설비를 새로 짓는 사례도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IT 업계 역시 수도광열비 급증으로 전방위 압박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1년에 전기료만 3000억…바짝 벌어도 못 낸다" 요금폭탄에 무너지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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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한 해 지출하는 전력 사용료가 2023년 1845억원에서 지난해 2998억원으로 62.5% 급증했다. 지난해 추가 인상을 감안하면 올해 전기료는 지난해보다 10% 더 오를 전망이다. 반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급감했다. 연간 이익을 1200억원 정도로 가정하면 일 년을 벌어 전기료도 못 낸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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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연 제련기업인 영풍은 2023년에만 2384억원의 전력비를 지출하며 전년(1789억원) 대비 증가율이 33%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전기료 부담이 2051억원으로 줄었지만 일부 설비 가동을 중단한 영향이 컸다. 영풍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플랫폼 기업들도 요금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네이버는 세종 데이터센터 가동 이후 전기요금이 급증해 지난해 수도광열비가 전년 대비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한 곳의 전기요금이 연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달한다"며 "AI 수요가 커질수록 이 비용도 계속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황이 안 좋은 기업들은 전기료 폭탄을 피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인천공장의 주간 가동을 줄이고 야간 조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력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풍은 자가 발전과 저장설비 구축에 나섰다.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한 증기터빈 발전(STG) 설비를 통해 연간 약 64GWh(전체 사용량의 5.3%)를 자체 조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약 95억원의 전력비를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 50M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운영해 피크 시간대 전력 사용을 줄여 연간 17억5000만원 상당의 비용을 아꼈다.


하지만 철강 등 일부 업계에선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설비 투자가 더 이상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에너지 효율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단기적으로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일본 에너지종합기술연구소(RITE)의 국가별 에너지 효율 비교에 따르면 고로·전로 기준으로 한국은 일본(100)을 기준으로 102를 기록해 세계 2위, 전기로 기준으로는 101로 일본(100)에 이어 역시 2위를 차지했다. 가장 높은 효율을 보이는 만큼 추가적인 절감 여력은 사실상 없다는 의미다.

석유화학기업인 롯데케미칼도 가스터빈 기반의 자체 발전소를 통해 일부 전력을 조달하고 있으나 그 외 대응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전기요금 부담을 피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한 사례도 늘고 있다. SKC, OCI홀딩스, SK넥실리스 등은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 거점을 옮겼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 생산은 유지하되 대량 전력을 요구하는 공정은 해외로 옮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기료 상승이 국내 제조 생태계의 공동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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