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생적 환경·습한 날씨 등 염증 유발
국내서는 피부 염증으로 수술한 사례도
미국의 한 전문의가 동남아시아 등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마사지를 받는 여행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조 휘팅턴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태국의 한 골목길에서 5달러(약 7000원)짜리 마사지를 받은 뒤 다리에 심각한 염증이 생긴 한 남성의 사례를 공유했다. 휘팅턴 박사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이 남성의 다리에는 붉은 물집들이 다수 올라왔고, 고름이 가득 찬 고름집이 생겼다.
휘팅턴 박사는 "여기 보이는 건 모낭염"이라며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세균이 모낭에 침투해 감염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러운 손, 재사용한 오일, 또는 깨끗하지 않은 수건 때문에 피부에 박테리아가 유입될 때 이런 일이 발생한다"며 "땀에 젖은 다리, 열린 모공, 그리고 골목길 마사지가 원인"이라고 짚었다.
영상에서 마사지 업소 직원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과 관련해서 휘팅턴 박사는 "마스크를 썼다고 해서 손에서 퍼지는 박테리아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직원은 생물학적 위험이 있는 손으로 피부를 문지르는 동안 단지 마스크만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낭염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항생제와 같은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태국 등 동남아 국가의 길거리 마사지숍은 가격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더운 날씨에서의 마사지 오일 사용과 피부 마찰(문지름)은 모공을 막아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청결하지 않은 족욕기, 수건, 베개 커버 등도 감염 경로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7월 캄보디아 여행 중 발 마사지를 받았다는 한 국내 남성 유튜버가 심각한 피부 감염으로 항생제 치료를 받다가 수술까지 한 사연이 공개됐다. 이 유튜버는 캄보디아 시엠레아프에서 1시간당 5달러인 발 마사지를 받았다고 했다. 마사지를 받은 뒤 발목 부위에 물집처럼 물이 차 있는 증상이 생겼고, 악화해 이틀 뒤 피부과를 찾았다. 항생제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아 외과를 방문한 그는 수술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염증을 전부 긁어내고 주삿바늘을 꽂아 남아있는 염증을 빼내는 수술을 받았다.
실제로 해외여행을 하다가 마사지를 받을 때는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피부에 상처나 자극이 있는 부위는 피하고, 시술 전날 제모나 면도·스크럽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덥고 습한 날씨에는 마사지 오일이 모공을 막아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민감한 피부라면 오일 사용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또 업소에서 사용하는 집기들의 위생 상태는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가능한 한 정돈된 환경을 갖춘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마사지 업소 이용 후 ▲염증 ▲통증 ▲가려움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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