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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시간에 성인 키높이 넘은 불길…444억짜리 배터리 화재실험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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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T존 '배터리 화재 안전 시험' 최초 보도
총 444억원 예산 투입, 지난 4월 개소
배터리 안전성 및 기술 테스트 허브로 도약

지난 3일 충북 청주 오창읍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충북특화단지 배터리산업지원센터. 거대한 실험 체임버 한가운데 전기차용 셀 4개가 들어간 완충된 배터리 모듈이 놓여 있었다. 연구진이 모듈 아래 연료통에 불을 붙이자 배터리에서 일렁이는 열기가 올라오며 공기 흐름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모듈 아래쪽이 부풀어 오르고 15분여가 지나자 작은 불씨 하나가 셀을 타고 번지며 삽시간에 불이 확산됐다.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는 높이의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좌우로도 불꽃이 뻗어 나왔다.

지난 3일 충북 청주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충북특화단지 배터리산업지원센터에서 완충된 배터리 모듈에 불을 붙이자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는 높이로 불이 솟아 올랐다. 심성아 기자

지난 3일 충북 청주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충북특화단지 배터리산업지원센터에서 완충된 배터리 모듈에 불을 붙이자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는 높이로 불이 솟아 올랐다. 심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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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을 실증하기 위해 실제로 불을 붙일 수 있는 '배터리 솔루션 테스트베드 존(BST Zone)' 화재시험동이다. 가로 15m, 세로 10m, 높이 10m 규모의 거대한 화재시험동엔 유해가스를 걸러내는 장치, 실내 압력을 조절하는 장비까지 구비돼 있었다. 특히 화재 후 잔여 배터리를 수조에 담가 냉각시키는 리프트형 소화 시스템은 전국 시험실 중 최초로 도입됐다.


조용남 KETI 수석연구원은 "40㎝ 두께의 벽과 20㎝ 두께의 철문이 설치돼 유해 물질이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며 "국내 업체들은 이곳에서 배터리 열전이, 가스 발생, 열량 등을 직접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ST 존 화재시험동의 모습. 가로 15m, 세로 10m, 높이 10m 규모의 거대한 화재시험동엔 유해가스를 걸러내는 장치, 실내 압력을 조절하는 장비까지 구비돼 있었다. 화재 후 잔여 배터리를 수조에 담가 냉각시키는 리프트형 소화 시스템은 전국 시험실 중 최초로 도입됐다. 심성아 기자

BST 존 화재시험동의 모습. 가로 15m, 세로 10m, 높이 10m 규모의 거대한 화재시험동엔 유해가스를 걸러내는 장치, 실내 압력을 조절하는 장비까지 구비돼 있었다. 화재 후 잔여 배터리를 수조에 담가 냉각시키는 리프트형 소화 시스템은 전국 시험실 중 최초로 도입됐다. 심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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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T 존은 소재부품분석동, 배터리성능평가동, 화재시험동 등 3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4월 개소한 이 센터는 국비 등 총 444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내 최대 이차전지 종합 시험·연구시설이다. 소재·부품 분석부터 셀·모듈·팩 성능평가, 재사용·재활용까지 이차전지 전 주기를 지원한다. 오창읍 일대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들과 밀착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소재부품분석동과 배터리성능평가동은 이차전지 소재와 부품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안정성과 신뢰성을 평가하는 곳이다. 소재의 열적 안정성과 내구성뿐만 아니라 중금속 함량 등을 정밀하게 측정하며, 기업들이 신소재 개발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성능평가동에 들어서자 3m가 넘는 단셀 충·방전 장비가 줄지어 설치된 실험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선 반복적인 충·방전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확인하고 극저온·고온 등 환경에서의 성능 변화도 실험할 수 있다.

지난 3일 충북 청주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충북특화단지 배터리산업지원센터 배터리성능평가동에서 조용남 KETI 수석연구원이 배터리 충방전 장비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심성아 기자

지난 3일 충북 청주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충북특화단지 배터리산업지원센터 배터리성능평가동에서 조용남 KETI 수석연구원이 배터리 충방전 장비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심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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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수석연구원은 "5V 600A 128개의 셀을 동시에 평가하는 장비는 이미 1년치 예약이 가득 찼다"며 "300A 장비도 10개월 이상 대기업들의 시험 일정이 예약돼있다"고 말했다.


이곳엔 길이 5m, 폭 3m, 높이 3m의 대형 체임버도 구비돼 있다. 조 수석연구원은 "전기버스, 화물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대형 모빌리티용 배터리 팩을 시험하기 위한 곳"이라며 "최대 1200V까지 시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ST 존은 앞으로도 계속 확장될 예정이다. 2028년까지 '전고체전지 제조지원센터'와 공정 고도화를 위한 '빅데이터 기반 제조 시뮬레이션 플랫폼', 전기차(EV)용 고에너지밀도 배터리의 화재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반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송준호 센터장은 "이곳은 상용화된 배터리 소재 부품뿐 아니라 차세대 배터리용 소재 부품까지 모든 것을 다 시험해볼 수 있는 집적화된 공간"이라며 "배터리 산업의 안전성과 기술 고도화를 위한 테스트 허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주=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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