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속 텐트·커피 장면에 당내외 비판 쏟아져
"항의 방식은 다양…메시지 못 반박하니 메신저 공격"
6박 7일간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한 농성을 두고 '웰빙 농성' '바캉스 농성'이라는 조롱이 쏟아지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농성하면 반드시 단식하고 삭발해야 하냐"며 항의 방식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나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자신의 농성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 "메시지를 반박할 수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말이 있는데, 그런 취지의 공격"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지난달 27일부터 7월3일까지 국회에서 농성을 벌였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 철회와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요구하며 국회 중앙홀에 머물렀다.
그는 "6박 7일 동안 농성장을 지켰다"며 "아침 7시부터 자정까지는 꼬박 로텐더홀에 앉아 있었다. 밤에는 눈을 붙이려 했지만 주변이 시끄러워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식사는 김밥이나 햄버거 등 간단한 음식으로 때웠다고 덧붙였다.
농성 장소로 국회 중앙홀인 로텐더홀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반드시 다른 당에서 맡는다는 오랜 관행이 깨졌고, 김민석 총리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친다"며 "도저히 임명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텐트에서 선풍기를 틀고 편안한 복장으로 휴식을 취하거나, 스타벅스 커피가 놓인 모습 등이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은 "캠핑 왔나" "바캉스 농성"이라고 비꼬았고,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국민이 이를 농성으로 보겠느냐고"고 지적했고,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출판기념회처럼 보여 처절함이 없다"고 평했다.
처절함의 유무를 기준으로 진정성을 판단하는 시각이 여전히 강한 가운데 나 의원은 "다양한 방식의 정치적 표현도 정당하다"며 "농성하면 반드시 단식하고 삭발해야 하나? 항의의 방법과 수준과 단계는 다 갖가지가 있는 것"이라며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발언을 직접 겨냥했다.
또한 같은 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는 "로텐더홀에서의 항의 농성은 실질적으로 의미를 잃었다"며 "앞으로는 사법 절차 등 법적 투쟁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민석 후보자에 대해 "도덕성 문제를 넘어 각종 범죄 혐의가 드러났다"며, 향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당내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메신저를 공격하기 위해 비난하지만 우리 당은 개인 정치적 이해관계로 말을 한다. 그래서 우리 당이 더 문제"라며 "이번 농성은 저의 야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당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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