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환자 생식액 60% 이상서 플라스틱 검출
환경오염이 생식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 제기
스페인 연구진이 불임 환자의 생식계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플라스틱 오염이 생식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번 제기했다.
4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무르시아대와 보조생식 클리닉 넥스트 퍼틸리티 소속 연구진은 불임치료를 받고 있는 남녀 연구 집단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하고 이를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불임 치료를 받고 있는 남성 22명의 정액과 여성 29명의 난포액을 분석한 결과, 각각 55%와 69%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했다.
레이저 적외선 현미경을 이용해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우레탄(PU),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 폴리아미드(PA), 폴리스타이렌(PS) 등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미미했지만, 한 개체에서는 최대 38개의 입자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연구를 주도한 무르시아대 필라르 바냐스 교수팀은 이와 같은 결과가 생식 세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향후 미세플라스틱 노출이 생식능력 저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페이 쿠세이루 영국 포츠머스대 교수 역시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환경 요인의 영향은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연구진이 불임 치료를 받는 여성 환자들의 난포액에서도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한 바 있다. 루이지 몬타노 로마대 교수는 "난자 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제공하는 난포액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되면 생식 능력·호르몬 균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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