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적 '인셀' 이념 지지하며 테러 계획
'인셀' 기반한 범죄 계획 혐의 기소 첫 사례
프랑스에서 여성을 상대로 흉기 테러를 계획했던 10대 남학생이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여성 때문에 손해 봤다는 인식에 심취해 범죄를 기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2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AFP통신을 인용해, 프랑스 내무부 산하 국내보안국(DGSI)이 지난달 27일 남동부 생테티엔의 한 공립 고등학교 근처에서 이 학교 재학생인 티모티 G.(18)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체포 당시 그의 가방에선 흉기 두 자루가 발견됐다.
사법당국은 이 남학생을 테러 목적의 범죄 조직 가담 혐의로 예비 기소했다. 그가 이른바 '인셀' 이념에 따라 테러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인셀이란 '비자발적 독신자(Involuntary Celibate)'의 줄임말로 처음에는 연애나 결혼을 원하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중립적인 말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의미가 크게 변해, 여성에게 거부당하고 손해 봤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여성을 겨냥해 적개심과 폭력성을 발현하는 남성 하위문화를 일컫는다.
이러한 인식에 기반한 최초의 대규모 살인 사건은 1989년 캐나다에서 발생했다. 당시 자칭 '반여성주의자'인 25세 남성은 몬트리올 폴리테크닉대학에서 총기를 난사해 여학생 13명과 여비서 1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4년 미국에서 발생한 엘리엇 로저 총기 난사 사건도 상징적인 사례다. 당시 그는 연애에 실패한 이유를 여성의 탓으로 돌리며 총기를 난사해 대학생 6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캐나다, 영국 플리머스 등에서도 다수의 인셀 관련 사건이 잇따랐다.
이번에 프랑스에서 체포된 남학생은 인셀을 지지하며 틱톡에서 주로 남성 우월주의적인 동영상을 시청한 기록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에서 인셀 이념에 기반한 테러 계획과 관련해 기소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그의 변호인은 자신의 의뢰인이 "고통받는 청소년일 뿐 행동을 준비하는 전투원이 아니다"라며 "수사가 되면 의뢰인의 성격과 혐의의 본질이 더 정확히 파악될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르몽드는 이번 사례가 프랑스에서도 인셀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짚었다. 아직 초기 수준이지만 프랑스 국내보안국은 이를 신흥 폭력적 극단주의의 위협으로 보고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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