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것이 훨씬 낫겠다" 노골적 불만 드러낸 트럼프, 결국 초상화 교체

콜로라도주 의사당에 새 초상화 걸려
'대통령 공식사진'처럼 정면 쏘아보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콜로라도주 주 의회 의사당 초상화가 새것으로 교체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지 더힐,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최근 콜로라도주 의사당에는 백악관이 전시를 승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 초상화가 걸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기존 초상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혹평했다. 그는 "그 그림은 내가 전에 본 적 없는 수준으로 의도적으로 왜곡됐다", "이 초상화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훨씬 낫겠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심지어 옆에 나란히 걸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멋져 보인다"고 자신의 초상화와 비교하기까지 했다. 이 두 초상화는 같은 화가가 그렸다.

콜로라도 주 의회 의사당에 새로 걸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 초상화. AP 연합뉴스

해당 초상화는 2019년 콜로라도주 공화당이 1만1000달러(약 1500만원)를 모금해 만든 것으로 6년간 전시돼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불평이 나오자 곧장 철거가 결정됐다. 몇 달 만에 등장한 새 초상화 속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초상화의 모습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인다. 또 고개를 살짝 숙인 상태에서 눈을 치켜뜬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데, 이는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면서 배포한 '대통령 공식 사진'과 비슷하다.

새 초상화는 애리조나주 템피 출신의 바네사 호라부에나가 그렸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초상화가 빛을 받아 반짝거리도록 금색 테두리를 둘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6년 동안 걸려 있던 기존 초상화. AP 연합뉴스

콜로라도주 주 의사당 건물 자문위원회는 오는 9월까지 초상화 두 개 중 어떤 작품을 영구적으로 전시할 것인지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초상화를 그린 영국 화가 새라 보드먼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비난으로 사업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이 그린 트럼프의 초상화는 "역사적으로 중립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발언은) 41년간 이어온 내 비즈니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