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40도 폭염인데 러시아는 '추운 여름'…63년 만에 최저

푸틴 "겨울 아직 멀었지만 금방 올지도"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소식이 이어지는 유럽과 달리 러시아는 60여년 만에 가장 추운 여름이 찾아왔다.

3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기상청은 지난 1일 모스크바 기온이 베데엔하(VDNkh) 관측소 기준 14.3도를 기록했다. 7월1일 기온으론 1962년(13.5도) 이후 63년 만에 최저였다.

모스크바 사람들이 산책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6월 중하순 모스크바는 낮 최고 약 13∼19도, 밤엔 8∼9도였다. 비도 거의 매일 내렸다. 긴 겨울을 보내고 따뜻하고 화창한 여름을 기다려온 러시아인들은 이런 날씨에 실망하고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정부 회의에서 "지금 겨울 이야기를 했는데 겨울은 아직 멀었지만 지금 날씨를 보면 금방 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펑' 여름이 찾아오고, 더위가 시작됐나 싶으면 '툭' 하고 또 추위가 찾아온다"고 했다.

기상 전문가 알렉세이 코코린은 리아노보스티에 모스크바 지역의 현 기상 현상을 이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제 여름의 첫 달이 지나고 두 번째 달의 며칠만 지났을 뿐"이라며 "올여름 전체가 춥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전했다.

기상학자들은 강력한 북극성 저기압 영향으로 저온이 이어졌다고 했다. 저기압이 물러가면 이달 중순에는 기온이 26∼2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3일 오전 모스크바 기온은 21도를 기록했다.

한편 미국 CNN, 영국 가디언,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1일(현지시간) 전역에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이날 하루에만 1900개 학교가 휴교했다. 기상청은 프랑스 일부 지역이 40~41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