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0일 기자간담회
'함께 잘사는 세상' 비전 제시
AI·반도체 등 미래 투자 약속
'코스 5000 시대' 준비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다시 성장·도약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민생 안정화와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생 안정과 국민의 생활비 부담 완화를 위한 처방을 총동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현 국면에 대해 "어렵게 국가 정상화의 첫 물꼬가 트였지만 아직 갈 길이 험하고 가파르다"고 진단했다. 안으로는 다방면에 겹겹이 쌓인 복합위기가, 밖으로는 문명사적 대전환이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너진 민생회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1호 지시로 비상경제점검태스크포스(TF)를 즉시 가동해 해법을 찾아 나가고 있는 중"이라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 빠르게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국가 재정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국회에서 추경안이 신속하게 통과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원안과 60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등이 포함된 추경안을 편성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는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50만원을 차등 지급해 소비를 진작하고, 지역화폐로는 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에 나선다는 목표다.
추경의 기대효과에 대한 질문에 이 대통령은 "코로나19 때 경기도에서 선제적으로 1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 경험이 있는데 내수진작을 위한 조치가 분명하다"며 "소득재분배 효과도 확실히 크다"고 답했다. 다만 민생회복지원금 추가 지급 계획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일단 추가할 계획은 없다"며 "재정 상황이 (추가 지급을) 할 만큼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향후 경제 비전으로는 '함께 잘사는 세상'을 제시했다. 당면한 어려움을 넘어 지속가능 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기술산업, 에너지 고속도로를 비롯한 재생에너지산업, 문화산업에 이르기까지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기술주도 성장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코스피 5000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우리 국민이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할 기회를 확보해 국부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중 자금이 비생산적 영역에서 생산적 영역으로 유입돼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복원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정권 교체만으로 국민들이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되고 그것이 주식시장에 반영돼 국민들의 지갑이 약간은 두툼해진 것 같아 다행"이라며 "한반도 평화 체제가 안정화되거나 상법 개정안 등으로 눈에 보이는 제도 개선이 있다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여야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등 주식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뒷받침했다.
'뜨거운 감자'인 부동산 시장도 언급했다. 최근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고강도 대출 규제 정책을 내놓고 부동산에 쏠린 돈의 흐름을 주식 시장으로 돌리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 원리를 존중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대원칙 아래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균형 있는 성장도 강조했다.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할 '국토 균형발전',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성 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이 협력·공생하는 '산업 균형발전'으로 '모두의 성장'을 이뤄가겠다는 복안이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