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내각 인선 마무리 수순
추경·외교무대 데뷔 등 속도
타운홀미팅 형식·대통령 즉답
궁금증 신속 해소, 국정동력 삼아
취임 후 한 달 만에 기자회견을 연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새 정부를 꾸렸던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들은 통상 취임 100일쯤 첫 공식 브리핑을 해왔다. 이 대통령은 과감히 시기를 앞당겨 발 빠른 소통의 의지를 드러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해 쉼 없이 달려온 만큼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 국정 방향에 대한 궁금증을 신속하게 해소해 국정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은 정례 행사 이상의 정치적·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첫 기자회견 시기는 물론 회견 시간과 형식 그리고 다루는 분야까지 모든 게 뉴스가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316일 만에 첫 기자회견을 열어 불통의 이미지가 강해졌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54분 동안 진행된 100일 기자회견에서 약 20분을 전 정부를 비판하는 데 쓰면서 혹평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으로 국정의 조기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이 대통령은 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을 포함해 정무수석, 경제성장수석, AI미래기획수석 등 수석급 이상 임명을 모두 마무리하고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제외한 17명의 장관 인선도 마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선호하는 타운홀 미팅으로 진행된 회견의 형식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 대통령은 민생·경제, 정치, 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분야별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일방적 브리핑을 넘어 국민이 궁금해할 핵심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답하는 구조다. 지난달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에서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한 이후 광주·무안 공항 문제를 정부가 직접 풀겠다고 즉석에서 결정해 주목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비상경제상황 태크스포스(TF)를 꾸리고 한 달 동안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한 결과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제출했고, 'AI 고속도로' 구축 등을 위한 이공계 인재 육성 정책 방향도 공개했다.
정치 분야에선 여야 지도부는 물론 비교섭단체 대표들과의 연쇄 회동을 잡아 협치 복원을 시도했고, 이전 정부 인사를 새 정부 내각에 유임시키는 결정을 함으로써 통합 이미지를 강화했다. 아울러 외교·안보 분야에선 취임 후 14일만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하고,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실용 외교를 부각했다. 사회·문화 영역에서는 문화예술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문화가 국력'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예술인 지원 강화와 창작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수시로 기자회견, 타운홀 미팅 등을 열어 국민과 언론의 궁금증을 직접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0일에는 대통령실 내 구내매점에서 기자들과 차담회, 11일에는 기자 식당에서 일부 기자들과 오찬을 가졌다. 16일에는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예정에 없던 20분간의 기내 브리핑을 자청하기도 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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