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단일 부동산 사업장의 7.59%에서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전체 자산의 1% 미만이라 시스템 위기까지는 없을듯
국내 금융사들이 보유한 해외 부실 부동산 자산 규모가 2조60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서 당장 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이 3일 발표한 '2024년 12월 말 기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해외 단일 부동산 사업장은 총 34조1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에서 7.59%인 2조5900억원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EOD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에 대해 만기 전에 회수를 요구하는 것이다. 투자금 손실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손절매' 개념이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EOD 규모는 2023년 상반기 말 1조3300억원에서 작년 말 2조5900억원으로 1년 반 만에 1조2600억원 증가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 이후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경기 둔화 우려, 자금 조달 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회복 속도는 더딘 편"이라며 "해외 부동산 투자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공실률 등이 높은 오피스빌딩 중심으로 손실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전체 잔액은 작년 말 기준 56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이 30조1000억원으로 53.8%에 달했다. 은행이 12조5000억원으로 22.3%, 증권 7조6000억원으로 13.6%, 상호금융이 3조7000억원으로 6.5%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을 포함한 북미가 35조원(62.5%)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유럽이 10조3000억원으로 18.4%, 아시아가 3조8000억원으로 6.9%를 기록했다. 자산을 만기별로 보면 2030년까지가 39조7000억원으로 70.9%를 나타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전체 자산 대비 1% 미만이라 투자손실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철저한 위험 관리가 이뤄지도록 지도하고 적정 손실인식 등을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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