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엣눙크! 뮤직페스티벌 참가
다음달 예술의전당 무대 올라
소설 '키메라의 땅' 내용 낭독
"클래식 음악 굉장히 좋아해
드뷔시·바흐 들으면서 집필"
"클로드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굉장히 좋아한다. 피아노 선생님이었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늘 음악 속에서 살았다."
클래식 음악을 사랑한다는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베르베르는 자신의 새 책 '키메라의 땅' 출간을 기념해 다음 달 방한할 예정이다. '키메라의 땅'을 클래식 음악 축제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은 실내악단체 세종솔로이스츠가 주최하는 클래식 음악 축제로 2017년 시작돼 올해 8회째를 맞는다. '힉 엣 눙크!(Hic et Nunc!)'는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올해 축제는 내달 22일 개막해 9월5일까지 예술의전당, 이화여대, 청담동 소전서림 등에서 연주회, 강연 등 10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베르베르는 8월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키메라의 시대:' 무대에 올라 '키메라의 땅' 소설 내용을 낭독한다. 이날 무대에서는 '키메라의 땅'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된 김택수 작곡가의 '키메라 모음곡'이 초연된다.
베르베르는 클래식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이번 무대가 매우 의미 있다고 말했다. 그는 11살 때 비발디의 피콜로 협주곡을 듣고 스탕달 신드롬을 느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도 했다. 스탕달 신드롬은 뛰어난 예술 작품 앞에서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충격을 받는 현상을 뜻한다. "당시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아 전율을 느꼈다. 그 경지를 다시 재현하고 싶어서 피콜로를 배우기도 했다."
음악은 베르베르가 소설을 쓰면서 집중력을 높이는 수단이다. 그는 주로 카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소설을 쓴다.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면 나를 둘러싼 세계와 내가 완전히 분리되면서 나의 공간 속으로 몰입할 수 있다. 록, 팝 등 다양한 음악을 듣지만 클래식은 가사가 없고 폭력적이지 않아서 글쓰기에 좋다."
베르베르는 프랑스 작곡가 에릭 사티와 드뷔시의 음악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특히 소설 '타나트노트'를 쓸 때 계속해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바흐의 음악도 많이 듣는다며 '키메라의 땅'을 쓰면서 바흐의 '아리아'와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많이 들었고 소설 속에서도 바흐와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언급된다고 설명했다.
'키메라의 땅'은 제3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앨리스 키메라라는 과학자가 인간과 동물의 DNA를 혼종해 새로운 세 개의 종족이 탄생한 시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새로운 종에 대해 베르베르는 인간과 박쥐의 혼종으로 날개가 있는 '에어리얼', 인간과 돌고래의 혼종으로 오랫동안 잠수할 수 있는 '노틱', 인간과 두더지의 혼종으로 땅속에서 살 수 있는 '디거'라는 세 가지 종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날개가 있는 에어리얼은 팔이 없다며 "하나(날개)가 더 있는 대신 다른 하나(팔)가 없어져서 균형이 회복되는 형태"라고 덧붙였다.
베르베르는 새 소설을 통해 "폭력의 사이클을 더 이상 반복하지 않는 새로운 인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의식을 바꿔야만 한다"며 "현재는 인류가 나쁜 길로 갈 소지가 많이 있는 듯하고 개인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도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했다.
김택수의 곡 '키메라 모음곡'에 대해 소설에 등장하는 새로운 혼종을 각각 기타, 플루트, 바이올린으로 표현했다며 각 음악이 하나의 문장으로 연결돼 이야기를 만들어내 느낌이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