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5000원대 '통큰치킨' 출시하자
이마트 '완벽치킨' 3480원 승부수 던져
홈플러스, 3990원 '당당치킨'으로 맞수
대형마트 업계가 '초저가 마케팅'에 다시 불을 지폈다. 롯데마트가 5000원대 치킨을 내놓자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3000원대 치킨으로 맞불을 놓으며 경쟁에 가세했다. 밥상 물가와 외식비가 연일 오르는 가운데,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은 가성비 높은 상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3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달 26~30일 통큰 세일 기간 '통큰치킨'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15년 전 가격을 그대로 재현한 이 상품은 하루 준비된 물량 1만5000마리가 오전 중 완판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통큰치킨은 일주일간 10만마리가 팔렸고, 세일 기간 롯데마트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초저가 치킨의 인기에 힘입어 오는 3일부터 9일까지 '통큰세일' 2주차에 돌입한다. 여름철 보양식인 민물장어는 50% 할인된 3745원(100g)에 판매하고, 수입 삼겹살은 952원(100g)에 선보인다. 이외에도 복숭아(5990원·1팩), 전복(3500원·특), 체리(9990원·650g), 골드키위(1만1990원·1통) 등을 특가에 내놓는다.
롯데마트가 촉발한 가격 경쟁에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참전했다. 이마트는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고래잇 페스타 쿨 썸머 세일'을 통해 한 마리 3480원의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판매한다. 같은 제품을 출시한 이래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이외에도 수입 삼겹살은 890원(100g)에, 제철 과일인 수박은 하루 동안 50%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래잇 페스타 기간 오프라인 동업계의 가격 대응이 생길 시, 이마트 또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도 '당당치킨' 출시 3주년을 맞아 3일부터 6일까지 '당당 3990옛날통닭'을 3990원에 판매한다. 삼겹살은 100g당 국내산 1245원, 캐나다산 890원에 내놓는다. 체리, 복숭아, 블루베리 등 계절 과일은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대형마트의 초저가 마케팅은 2010년대 초반 시작돼 한동안 업계의 대표적인 판촉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치킨과 같은 생활 밀접형 먹거리 가격을 앞세운 가격 전쟁은 2015년까지 이어졌으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잠잠해졌다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마트들이 초저가 마케팅에 다시 사활을 거는 것은 고물가와 내수 침체, 이커머스 시장 확대라는 삼중고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고물가가 지속되며 소비자 체감 물가가 임계점에 도달했고, 가격 민감도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이 급성장하며 오프라인 유통의 입지도 위축됐다. 이에 마트들은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발길을 끌고, 연계 구매로 객단가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과 제품 가격 인상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대형마트들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기 위해 치킨과 같은 주요 먹거리를 초저가로 판매하며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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