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회의 사후 문건 폐기
불법 계엄 사후 은폐 등 의혹 조사
안덕근, 국무회의 소집 경위 추궁
내란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내란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동시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소환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9시53분께 회색 정장에 녹색 넥타이를 맨 채 서울고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무회의 사후 문건 작성해 서명한 뒤 폐기했다는 의혹 제기됐는데 입장은 없는지'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할 때 윤 전 대통령 지시 없었는지' '오늘 조사의 신분이 참고인인지, 피의자인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같은 시각에 출석한 안 장관도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포토라인을 지나쳤다.
내란 특검팀은 비상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 등을 상대로 직권을 남용했는지, 일부 국무위원의 경우 동조한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수사해왔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새로운 계엄 선포문이 작성됐다가 폐기된 정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 전 총리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계엄 이후 작성한 문건에 서명했으나 며칠 뒤 '사후 문건을 만들었다는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없던 일로 하자'라고 요청했고, 결국 문건이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를 상대로 불법 계엄을 사후 은폐하려고 했는지, 비상계엄을 통한 내란에 가담·동조한 게 아닌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장관에 대해서는 계엄 선포 당일 국무회의에 소집된 경위와 당일 회의에서 있었던 일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은 출범과 동시에 광폭 행보를 보이며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 수사 개시와 동시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기소하고, 지난달 28일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소환 조사까지 마쳤다. 전날엔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를 소환해 윤 전 대통령의 외환유치 혐의를 조사하기도 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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