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환자 처지 중 2차감염 확인
양성 확진 의료진 모두 현재는 증상 사라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 환자를 심폐소생술 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의료진이 환자의 혈액 및 체액에 노출돼 2차 감염되는 일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역학조사와 접촉자 관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9일 SFTS 증상을 보이는 69세 여성 환자 A씨가 충북 청주 소재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중환자실에서 심폐소생술 받던 중 11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A씨는 앞서 6월2일부터 발열 증상 등을 보여 4일 보은 소재 병원에 입원했다 5일 청주 소재 종합병원으로 전원됐으며, 발열과 함께 범혈구감소증 등 증상이 악화해 다시 9일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된 상태였다.
이후 A씨가 사망하기 직전 심폐소생술에 참여한 의료진 중 9명이 6월17일부터 20일까지 발열, 두통, 근육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남에 따라 SFTS 진단 검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 7명이 양성으로 확인돼 관할 보건소에 신고됐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기관 내 삽관, 객담 흡입, 인공호흡기 적용, 심폐소생술 등 A씨의 처치 과정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혈액 및 체액에 노출됐고, 장시간 처치가 이뤄지는 동안 의료진의 노출 범위가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SFTS 양성 확진됐던 의료진 7명은 현재 전원 증상이 소실된 상태다.
질병청은 SFTS 환자의 혈액·체액에 직접 노출된 의료진과 장례지도사, 간접적으로 혈액·체액에 노출됐을 위험이 있는 의료진과 가족 등을 대상으로 최대잠복기(14일)의 2배인 28일 동안 증상 발생을 추적 관찰하고 있다.
SFTS는 주로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지만, 고농도의 SFTS 바이러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증환자나 사망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혈액 및 체액에 노출될 경우 비말을 통해 사람 간에도 전파될 수 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SFTS 사람 간 2차 감염자는 총 35명이며, 그중 의료종사자는 34명, 장례지도사는 1명이었다.
2차 감염된 의료종사자의 대부분은 SFTS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기관삽관, 기관 흡인술 등과 같은 고위험 시술을 하는 과정에서 감염됐다. SFTS는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고 국내에선 현재까지 치명률이 18.5%로 높은 편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이번 사례를 통해 의료기관 내 2차 감염 위험성을 재확인하게 된 만큼 SFTS 환자를 진료·치료할 때에는 N95 마스크, 고글 또는 안면보호구, 전신 가운, 이중 장갑 등 개인보호구로 의료종사자 감염관리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며 "아울러 농작업 및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 옷과 모자, 양말 등을 착용해 노출 부위를 줄이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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