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2024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
올바른 칫솔질, 충치유발 간식·음료 자제 필요
우리나라 12세 아동의 60%는 영구치에 충치가 있거나 충치 치료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과 진료를 받는 경우는 증가했지만 치아에 좋지 않은 간식이나 음료를 많이 섭취하면서 영구치 건강 수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
1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세와 12세 아동 총 2만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세 아동의 영구치 우식 경험자율(현재 충치가 있거나 치료가 완료된 상태)은 60.3%였다. 이전 조사인 2021~22년보다 1.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들 12세 아동의 영구치 우식 유병자율(현재 충치)은 7.3%, 1인 평균 충치 경험 치아 수(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1.9개로 이전 조사 때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었다.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는 구강보건법 제9조에 근거한 3년 주기 조사로 우리나라 아동의 구강보건 정책 수립 및 사업 평가, 관련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주로 유치 건강 상태를 측정하기에 적합한 5세와 영구치 건강 상태를 측정하기에 적합한 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치과의사가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 각 기관을 방문해 조사한다.
5세 아동의 유치 우식증 경험 자율은 58.3%, 유병자율(현재 충치)은 25.3%, 1인 평균 충치 경험 치아 수는 2.7개였다. 2018년 이후 유치 우식 경험자율과 유병률, 충치 치아 수 모두 감소 추세다.
하지만 정부가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구강보건사업 기본계획 등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아동·청소년의 '치아우식 경험률 감소' 목표는 유치 우식 경험자율(5세) 55.0%, 영구치 우식 경험자율(12세) 45.0%, 영구치 우식 경험 치아 수 1.5개 등으로 현재 지표 모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4년 조사 결과 12세 아동의 57.7%(구강검진)는 영구치에 충치 예방 효과가 높은 '치아홈메우기(치아의 씹는 면에 있는 좁고 깊은 틈을 실란트 등으로 메꿔 충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처치)'를 시행했으나 2021~22년과 비교할 때 8.4%포인트 감소한 수준이었다. 치아홈메우기를 시행한 1인 평균 영구치 수는 1.8개였다.
또 점심식사 후 이를 닦는 12세 아동 비율은 22.6%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2021~22년) 때보다는 7.4%포인트 높아졌으나 이전 수준(2018년 33.3%)으로는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잠들기 전 칫솔질 실천율은 72.7%이었다.
반면 충치를 유발하는 간식 섭취율(1일 2회 이상, 12세)은 58.1%, 치아부식 유발 음료 섭취율(1일 2회 이상)은 29.4%로 증가 추이가 뚜렷했다.
치과병·의원에서 칫솔질 및 구강관리용품 사용법 등 구강보건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아동(12세)은 43.8%로 2021~22년 조사(39.9%) 때보다 개선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또 잘못된 칫솔질 등 구강건강관리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잇몸(치은) 통증 및 출혈 경험률(12세, 설문)은 39.8%로 5.0%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1년간 치과 진료를 받은 경험은 72.1%로 2021~22년보다 11.1%포인트 증가했고, 치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도 진료를 받지 못한 비율은 14.7%로 3.0%포인트 감소했다.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한 이유는 시간 부족(51.5%), 가벼운 증상(23.3%), 진료받는 것이 무서워서(9.8%) 등의 순이었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최연희 교수(전 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 역학조사위원장)는 "최근 10여년간 우리나라 아동의 유치 건강 수준은 개선됐으나 영구치는 큰 변화가 없이 정체됐다"며 "치아 우식 발생 감소를 위한 구강관리 교육 및 예방 진료 등에 구강보건의료계의 적극적인 개입과 국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영구치 우식 경험은 증가하고 칫솔질 실천, 우식성 간식 및 음료 섭취 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아동·청소년기의 구강건강관리 행태가 향후 성인기 구강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구강건강 수준 변화와 관련 요인을 지속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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