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투기수단 되면서 주거 불안정 초래
주담대 규제 따른 부동산 혼란 있었지만 정책 흐름 유지해야
국무위원의 '선출된 권력'인 국회 존중 당부하기도
장마철 이후 혹서기 대비도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주식시장, 금융시장이 정상화되면서 대체 투자수단으로 조금씩 자리 잡아 가는 것 같다. 이 흐름을 잘 유지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투자수단이 주택 또는 부동산으로 한정되다 보니까, 자꾸 주택이 투자수단 또 투기수단이 되면서 주거 불안정을 초래해왔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코스피 5000시대'를 강조하는 등 주식시장에 관한 기대감을 키우면서 주식시장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에 관한 인식과 관련이 있다.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에 대한 언급도 국무회의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택, 부동산 문제 때문에 약간의 혼선과 혼란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혼선'은 6·27 부동산 대책의 여파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8일부터 금융사가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취급하는 모든 주택구입목적의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규제 조치로 소득이나 주택가격을 따지지 않고 주담대 총액을 제한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대통령은 혼선을 언급하면서도 "흐름을 유지해야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정책 흐름의 골격에 힘을 실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이 '선출된 권력'인 국회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비롯해 국무총리에 이어 장관 후보자 등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국회와의 관계에서 지금 약간의 오해랄까 이런 것들이 좀 있다"면서 "우리가 외형적으로 높은 자리 높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임명된 권력은 선출 권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국민으로부터 직접 권력을 위임받은 기관이어서 우리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가면 직접 선출된 권력에 대해서 존중감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장마철 이후 혹서기 대비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비 피해가 부각되는 데는 없는 것 같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장마 대비나 혹서 대비를 좀 철저하게 해주기 바란다"면서 "한여름이 돼 지금 혹서기가 도래하면 쪽방이니 이런 노인 취약 계층들도 위기를 겪기 때문에 각별히 관심 갖도록 잘 관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공무원이 일하다 사망·전사해 특별승진(추서)한 경우 승진에 따른 인상된 유족급여를 지급하고, 순직 공무원의 추서 심사를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기관별로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특별공적심사위원회를 만드는 '공무원 재해보상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등 대통령령 18건이 통과됐다. 소상공인 정책자금의 장기분할상환 지원을 골자로 하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도 국무회의 문턱을 넘었다. 일반안건으로는 '대한민국과 에콰도르공화국 간의 전략적 경제협력 협정안' 1건이 통과됐다.
한편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을 맞아 3일 오전 10시 첫 기자회견을 한다. 기자회견은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는 제목으로 진행되며, 민생경제·정치·외교안보·사회문화 등 분야별로 문답이 이뤄질 예정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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